[더팩트|윤정원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을 고사한 가운데 정치 테마주가 '안랩'에서 다른 종목으로 옮겨 가는 모양새다.
3월 31일 안랩은 전 거래일(12만2800원) 대비 0.81%(1000원) 상승한 12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2만53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전날의 급락폭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랩은 30일 직전 거래일(13만9100원)보다 11.72%(1만6300원) 떨어진 12만280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안랩이 13만 원선을 내준 것은 21일(종가 기준) 이후 7거래일 만이었다.
이날 안랩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안철수 위원장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고사했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의 총리설을 등에 업고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길 바랐던 투자자들로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도 "인수위원장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좋은 그림의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며 입장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모멘텀을 잃은 만큼 당분간 안랩의 주가가 반등을 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안랩이 정치 테마주에서 보안 테마주로 옮겨갈 가능성은 존재한다.
29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는 안랩 주식을 149만7711주(지분율 14.96%)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ETF 편입은 유력 글로벌 운용사가 안랩의 보안사업의 펀더멘털을 낙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안랩을 새로 편입한 ETF의 경우 테마형 종목이기 때문에 애초에 지수(BM)를 만들 때부터 운용역 등의 종목 판단이 개입되는 경향이 짙다"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을 고사하면서 안랩 대신 여타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들과 관련한 종목들이 주목받는 추이다. 대표적인 테마주로는 시공테크(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한솔홀딩스(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가 거론된다.
시공테크는 박기석 회장이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한덕수 전 총리와 국민경제자문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한솔홀딩스는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임종룡 전 위원장과 연세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임 전 위원장 관련 테마주로 꼽혔다. 다만 한솔그룹 측은 조 회장과 임 전 위원장은 친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시공테크는 3월 31일 전 거래일 대비 1.96%(190원) 오른 9900원에 장을 마친 상태다. 장중에는 1만1600원에서 고점을 형성했다. 전 거래일인 30일에는 23.38%(1840원)나 뛰기도 했다. 한솔홀딩스는 전일 대비 1.30%(45원) 상승한 3515에 거래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