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유학 가는 당일에도 늦잠을 자버린 게임 캐릭터가 야속했다. 열 번째로 죽은 판이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의 게임을 난생처음 해봤지만, 금세 게임에 이입했다. 단순한 프로그램인데도 몰입감이 있었다. 롯데푸드가 출시한 메타버스 게임 '셰프런' 이야기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29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활용해서 가정간편식 쉐푸드(Chefood) 브랜드 게임을 출시했다. 지난 1월 18일 출시한 메타버스 게임 '에센뽀득 소시지 캠핑장으로 가자!'의 인기에 힘입어 개발한 후속 게임 콘텐츠다.
게임 명칭은 '셰프런'(Chef Run)이다. 주인공 캐릭터는 요리사 지망생이다. 캐릭터가 미국 요리학교에서 유학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 미션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늦잠을 자는 설정이다. 비행기를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캐릭터를 무사히 공항까지 도착시켜야 한다. 집에서부터 공항까지 놓인 강과 돈가스 등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달려야만 한다.
스테이지는 총 8단계다. 코스 곳곳에 놓인 쉐푸드 통 돈가스를 먹으면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셰프런 체험에 들어온 다른 참가자와 돈까스를 두고 경쟁하는 식이다. 특정 스테이지에 숨겨진 왕 통 돈가스를 발견하면 단숨에 마지막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도 있다. 다만 중간 라운드에서 실패 시 다시 첫 라운드로 넘어가야 한다.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했다. 키보드 방향키와 스페이스 바를 이용해 조작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이용자라면 결말에 도달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신중하게 천천히 가려고 해도 빠른 속도감 탓에 여러 번 강가에 떨어져 실패를 맛보고는 했다.
계속되는 실패에 포기를 결심할 때쯤 귓속에 게임 음악이 맴돌았다. "누구나 어디서나 셰프가 되는 푸드 쉐푸드. 간편해. 맛있어. 입안을 가득 채우는 쉐푸드. 촉촉해. 맛있어. 내 마음을 꽉 채우는 쉐푸드." 게임을 깨지 못하고 잠시 다른 일을 할 때도 입에서 맴돌아 노래를 부르고는 했다. 해당 곡은 게임 출시 전 온라인 마케팅 때부터 제작한 광고 음악이다.
곳곳에 위치한 쉐푸드 통 돈가스 간판도 눈에 들어왔다. 게임 마지막 스테이지인 8단계에 갈 때까지 두 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되면서 홍보 간판을 본 횟수만 수십 번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메타버스 게임에 쉐푸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보이는 이유다.
마트에 들르면 통 돈가스를 한번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가 각인돼서다. 두 시간 동안 게임 곳곳에 투박하게 펼쳐진 돈가스 상자를 눈으로 보고, 돈가스를 홍보하는 게임 음악을 들은 결과다.
다른 참여자들도 실시간으로 셰프런 체험 맵에 들어왔다. 출시일인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오후 3시까지 게임에 입장한 방문자 수는 324명이다. 롯데푸드가 최초로 출시한 메타버스 게임 에센뽀득은 2달 남짓 만에 방문자 수 1만3800명을 기록했다.
롯데푸드는 쉐푸드 빌리지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는 세계관을 구축했다. 통 돈가스를 시작으로 같은 세계관 안에서 만두, 밀키트 등 더 많은 가정간편식 제품을 활용해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롯데푸드가 오래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계속 새롭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젊은 세대가 메타버스 게임에 친밀도가 있고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 메타버스 게임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