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에디슨EV가 거래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에디슨EV의 소액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진다면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디슨EV는 전 거래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거래정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29일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1만 원으로 시작해 장 초반 전일 대비 28.82% 하락한 8720원까지 추락했지만 장 후반에는 21.63% 상승한 1만4900원까지 올라왔다. 변동폭만 66%를 넘으면서 거래대금은 시가총액인 3352억 원을 넘어서 4100억 원대를 넘나들었다.
투자자들이 갑작스레 몰린 것은 쌍용차 인수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 효력 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 공시가 나오면서다. 앞서 에디슨EV의 모회사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나서기로 했으나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 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 원 지급에 실패하며 계약이 자동 해지됐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 공시가 나오면서 쌍용차 인수 가능성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같은날 감사의견 비적정과 관련해 사실여부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하고,, 에디슨EV의 감사인인 삼화회계법인은 '의견 거절'이 나타난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히며 에디슨EV의 주식매매 거래 정지에 들어갔다.
에디슨EV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쌍용차 인수 계약과 관련한 소송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몰렸고, 뒤늦게 거래가 정지된 것이다.
최악의 경우엔 이대로 에디슨EV의 상장폐지로 이어져 발이 묶인 투자자들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에디슨EV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스닥 상장사는 부적정, 의견거절, 범위제한 한정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모두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다.
의견거절은 △감사보고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표명이 불가능한 경우 △기업의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객관적인 사항이 중대한 경우 △감사인이 독립적인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삼화회계법인은 에디슨EV에 대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고 있고 영업손실도 지속되고 있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회사의 매출 증대 등을 통한 재무개선 및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EV의 거래정지 기간은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폐지 여부가 판가름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상폐 결정 시 에디슨EV는 이의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기업은 기업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거래소는 "내달 11일까지 동일한 감사인의 해당 사유 해소에 대한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 회사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공시했다. 확인서를 제출하더라도 차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부적정, 의견거절 또는 범위 제한 한정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에디슨EV의 소액주주는 10만4615명이며 지분 80.34%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거래소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추진 과정에서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처분에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심층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에디슨EV 주가는 지난해 5월 6000원대였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11월에는 6만 원대로 10배가량 급등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투자조합이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는 등 '먹튀' 논란이 빚어지고 쌍용차 인수에 실패하자 금융당국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능력이 없는데도 주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아닌지 살피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주가가 6만 원이 넘는 등 주가가 크게 뛴 과정에서 의혹을 받고 있다"며 "더불어 잔금인 2743억 원을 납부하지 못한 데다 감사인으로부터 기업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을 제기했고 상장폐지 여부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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