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권에서 가상자산업을 부수 업무로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계의 요구사항을 담은 '은행업계제언'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 중이다.
보고서 초안에는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 확대, 은행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 데이터 수집활용 규제 혁신 등이 담겼다.
이중 업계는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권은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주로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일부 가상자산 사업자의 독과점 발생 등 시장 불안에 대한 이용자 보호는 부족하다"며 "공신력 있는 은행이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의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업을 추가해 달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제도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인수위 출범에 맞춰 은행권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수탁업무·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등 뿐 아니라 가상·데이터 자산 관련 시장 전반에 진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을 설립하는 등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전문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을 투자했으며, 국민은행도 2020년 해치립스, 해시트와 한국디지털에셋(KODA)를 설립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지난해 각각 코인플러그와 합작법인 디커스터디, 디지털자산 위탁관리 합작법인인 카르도를 설립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들의 가상자산업 시장 진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은행법상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어려운 점들이 있다"며 "이러한 애로 사항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초안이다 보니 관련 내용이 수정, 보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각 은행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위 같은 제언 내용을 수정·가감할 예정이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인수위에서 은행권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보고될 예정으로 그 시기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