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수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착용한 표범 모양의 브로치의 진가품 여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억 원이 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를 착용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비슷한 모양의 2만 원대 저가 브랜드를 사용한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명품업계, 패션업계 등에서는 저가 제품이라고 해서 까르띠에 모조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표범 무늬 디자인을 까르띠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동물 모양 자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디자인이기에 까르띠에를 따라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다. 또한, 디자인 표절의 기준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입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모호한 점이 많다는 이유도 있다.
◆ 영부인 브로치, 고가 명품 논란…업계 "까르띠에 아니라고 해서 모조품으로 볼 수 없어"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정숙 여사의 액세서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은 2018년 7월 인도 유학생들과 인도영화 '당갈'을 관람할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브로치(상의에 핀으로 고정하는 액세서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프랑스 명품 '까르띠에'의 제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표범 모양의 디자인을 근거로 내세우며 까르띠에가 출시한 '팬더 드 까르띠에 브로치'라는 주장이다. 제품명 '팬더'는 프랑스어로 표범을 뜻한다. 만약 김 여사의 착용 제품 브랜드가 까르띠에가 맞다면 2억 원이 넘는 고가에 해당한다.
반면 2만 원대의 저가 제품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제품이 영국 액세서리 판매 업체 '어반 미스트'의 치타 브로치라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판매가는 12.5파운드로, 한화로는 약 2만 원 수준이다.
이에 까르띠에 진가품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까르띠에 제품일 경우 억대의 고가 제품을 착용한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 있다. 까르띠에 제품이 아닌 모조품일 경우 역시 가품을 구매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구매자가 직접적으로 구매 루트를 밝히지 않는 이상 진가품 여부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진가품 여부에 대해서는 브랜드 측에서 직접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억 원짜리 명품 브랜드제품이 아니라는 점은 까르띠에에서 오늘 (언론 취재를 통해) 확인해준 것으로 본다"며 "(까르띠에 제품과 비교하면) 모양이 다르다. 표범 모양 브로치가 다 특정 브랜드의 모조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업계에서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해당 제품이 까르띠에 제품이 아니라도 모조품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디자인 표절 여부가 주관적이고, 표절 여부를 따지는 법적 근거도 미비해 이를 표절 상품(모조품)으로 치부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까르띠에 제품이 아니라고 해서 모조품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모든 동물 디자인이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표범 디자인을 까르띠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주얼리 브랜드가 표범과 같은 동물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 표절 여부는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고, 법적으로 따지기도 애매한 부분이 상당하다. 내가 볼 때 표절이라고 느껴도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각 기업의 고유한 디자인 창작성도 인정해야 하기에 이분법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그 디자인이 표범인지 아닌지도 따져야 한다"며 "유사하다고 언급된 사이트에서는 치타를 디자인했다고 하지 않나. 아마존(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에 치타 브로치, 표범 브로치 등만 검색해봐도 얼마나 많은 곳에서 비슷한 브로치를 내는지 알 수 있다. 모조품으로 보기에 표범 모양은 너무 일반적인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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