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bhc, 언론사 인수 논란 지속…본계약 불발되나


bhc "검토한 건 사실…인수 의향은 없어"

bhc그룹은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란 특수목적법인(SPC)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SPC 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bhc가 언론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잡음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PEF 운용사와 외식업체가 언론사 인수로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새어 나오면서 본계약이 불발될 가능성도 불거진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21일 중앙일보S와 스포츠·연예지 일간스포츠, 주간 경제지 중앙이코노미스트 등 두 곳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즉 아직은 '본계약'이 남아있다. 최종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양사는 기업 실사 등을 거쳐 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에 대해서는 전해진 바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bhc 모두 언론사를 인수한 전적이 없어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회사 내부 직원들 또한 언론사 인수는 예상치 못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bhc는 창고43과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외식 사업 위주로 확장해왔다.

bhc의 경우 과거 자사 비판보도에 대해 대규모 소송도 여러차례 진행했던 터라 언론의 공정보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자사의 비판보도에 대해 bhc가 억대 민사소송으로 대응했다고 알려진 사례만 해도 MBC, 한겨레, 한국일보 등 3건에 달한다.

bhc는 이밖에도 각종 송사에 휩싸여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피고 및 원고로 진행 중인 소송사건은 피고 7건, 원고 9건 등 도합 16건에 이른다. 소송가액은 총 2864억 원 규모다. bhc는 최근 자사 계열사로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관련 루머를 제기한 20대 네티즌에게 법적대응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 소속 기자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지난해 4월 오프라인 주간지에서 온라인 경제 일간지로 탈바꿈하며 충원된 인력들의 불만이 가장 거세다. 중앙일보 타이틀을 이유로 이직에 나섰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중앙 기자'에서 '치킨 기자'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기자들의 고용계약이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아닌 이들 사업부를 보유한 중앙일보S와 이뤄진 형태여서 매각된다고 해도 무조건적으로 고용이 승계되는 구조는 아니다. 기자들이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면 진통이 따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BHC가 네거티브 기사 방어를 목적으로 언론사를 인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이 언론을 통해 여론을 움직이는 등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확률도 크다"며 "여론을 의식한다면 계약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언론사 인수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의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bhc 측에서는 인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bhc 관계자는 "중앙일보S 측에서 제안해 검토를 한 것은 맞지만 인수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의 경우 언론사 인수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투자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김병주 회장은 최근 기관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두려워 말라. 투자 환경은 물론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그 이전보다 더욱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한국, 중국, 일본에 총 13건, 40억 달러(약 4조8812억 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bhc 투자에 대한 부분 회수 등을 통해서 작년 한 해 출자자들에게 분배한 금액은 53억 달러(약 6조4675억 원)였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전체 지분가치는 95억 달러(약 11조5928억 원) 수준이다. 아시아 최대는 물론 세계 5대 사모펀드 반열에 오르는 규모다.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보유한 기업 16곳의 매출을 합하면 57조 원, 임직원은 39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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