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구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른바 '용산 테마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자회견에서 5월 10일 취임식 후 곧바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에서 대통령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공표했다. 윤 당선인은 회견에서 "현재 청와대는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되어 있어 대통령과 참모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이전 확정 배경을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안보 공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군 통수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예산 문제에도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도 보였다. 국회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에서도 찬반 견해가 극명히 갈리며 용산 테마주로 엮이는 종목들은 등락을 거듭하는 추이다.
현재 용산 테마주로 묶이는 곳은 용산 주변에 개발 이력이 있거나 시민공원 조성 사업 등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대표 관련주로는 △자연과환경 △서부T&D △롯데관광개발 △시공테크 등이 거론된다.
환경생태복원과 조경·건축업을 병행하는 자연과환경은 대표적인 용산 집무실 시대 수혜주로 꼽힌다.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 국민을 위한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윤 당선인 발언이 주가 급등의 시초가 됐다. 윤 당선인의 공언 이튿날인 21일에는 오전부터 상한가를 찍더니 종가 역시 29.87% 오른 2065원을 기록했다. 23일에는 2.76% 오르며 2045원에 장을 마쳤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서부T&D는 용산에 서울드래곤시티를 운영하고 있어 관련주로 묶였다. 서부T&D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2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불거지며 긍정적인 주가 전망에 힘을 실었다. 21일 장 초반 서부T&D는 1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23일에는 0.52% 상승 마감했다. 종가는 9670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한 추진한 이력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국내 1위 전시 전문기업 시공테크는 용산 호텔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한 이력이 있어 용산 테마주로 묶였다. 이날 롯데관광개발은 전 거래일 대비 3.25% 하락, 시공테크는 0.51% 상승하며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용산에 본사를 둔 기업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깨끗한나라 △중앙에너비스 △LS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종목들은 1.93% 하락부터 23.69% 상승까지 등락을 달리하며 장을 종료했다.
주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증권 전문가들 역시 테마주 투자에 대해 유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후 새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이 구체화되기 전까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 주요 기관의 정책 방향성은 투자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인이나 기업 펀터멘털에 긍정적인 영향이 구체화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임기 시작 전까지는 무늬만 정책테마주로부터 수익률을 지키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