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브랜드' 재미 본 신세계인터, 올해 '자체브랜드' 성장에 올인


스튜디오 톰보이, 메가 브랜드로 확장 계획…포트폴리오 안정화 총력

신세계의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국내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4층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에서 신제품을 둘러보는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더팩트│최수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는 자체 브랜드 육성에 집중한다. 첫 타자는 국내 최장수 여성복 '스튜디오 톰보이'다. 코로나19 이후 패션시장 양극화로 국내 브랜드 대다수가 부진하고 있지만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고객들이 스튜디오 톰보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 신세계인터, '자체 브랜드' 키운다…스튜디오 톰보이 낙점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스튜디오 톰보이'의 이미지 관리를 강화한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1977년 시작된 브랜드로, 2010년 실적 악화와 부도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지만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했고,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핵심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패션전문매체 패션비즈가 지난달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대 초반 출생) 487명을 대상으로 한 'Z세대 최애 브랜드' 설문 조사에서 스튜디오 톰보이는 백화점 여성복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스튜디오 톰보이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스튜디오 톰보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국내 패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의 여성 캐주얼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지난 1월 기준으로도 △스타필드 하남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주요 점포에서 여성 캐주얼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앱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단 하루 동안 온라인을 통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 패션 브랜드 최고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통상 백화점 내 여성복 매장의 월 평균 매출이 1억~2억 원 내외(브랜드별 상이)인 점을 감안하면 고려하면 단일 브랜드 기준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스튜디오 톰보이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스튜디오 톰보이는 토종 브랜드로 45년 전통을 지닌 스튜디오 톰보이를 통해 한국 패션의 부흥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라고 설명했다.

타깃은 MZ세대다. 최근에는 배우 김다미를 스튜디오 톰보이 전속 모델로 발탁해 그간 외국 모델만 기용해온 브랜드 관행도 깼다. MZ세대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결정으로, 2030세대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라는 스튜디오 톰보이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스튜디오 톰보이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스튜디오 톰보이는 토종 브랜드로 45년 전통을 지닌 스튜디오 톰보이를 통해 한국 패션의 부흥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자체 브랜드' 성장, 올해 핵심 과제…포트폴리오 안정화 필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패션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복소비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증가하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주세페 자노티 △세이브더덕 △릭오웬스 △질샌더 등 다수 브랜드의 수입 판권을 획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1조4508억 원, 영업이익 92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172.4%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24.5%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전 사업부문이 고른 실적을 보인 가운데 명품 수요 증가로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브랜드는 코로나19 이후 패션 시장의 양극화로 사업이 부진했고, 매출 격차는 2배 이상 벌어졌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해외 브랜드 매출은 1500억 원, 국내 브랜드 매출은 748억 원이다. 2019년 당시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매출 격차는 300억 원대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확대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패션 브랜드 사업 부진 지속으로 지난해 10월 국내 패션을 해외 패션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 단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도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브랜드인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델라라나 △일라일 △텐먼스 △맨온더분 등 6개 이상이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수입 브랜드에 의존한 실적 회복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패션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17~18%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며 "유명 연예인 모델 기용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프로모션, 기존 홈보이(파자마) 컬렉션 론칭 등 다양한 라인 확장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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