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꾀하는 통신사 너도나도 "마이데이터"


SKT·KT, 주총서 마이데이터 사업 추가…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마이데이터를 신사업으로 정하고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더팩트 DB

[더팩트|한예주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탈통신' 기업으로 전환을 공언한 국내 통신 3사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다. 그간 축적한 통신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금융, 이커머스, 의료 분야 데이터와 결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마이데이터 관련 데이터 생산, 거래, 활용에 관한 사업과 의료기기업 및 동물용 의료기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도 불리는 마이데이터는 기존 금융사나 관공서 등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데 이어 본허가를 앞두고 있다. 본허가까지 취득하면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와 함께 운영 중인 '패스(PASS)' 인증서를 비롯, 지난 1월에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솔루션 'TACO(SKT Autonomous Cloud Orchestrator)'를 하나카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신규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2'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금융 관련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금융에서 끝나지 않고 의료나 여러가지로 방면으로 확대된다면 메타버스, AI에이전트 서비스 등에 좋은 데이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T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낸다. KT는 오는 31일 사업목적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추가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해 비즈니스 정보 제공 전문기업 '쿠콘', 전자 금융 솔루션 전문기업 '제노솔루션'과 손잡고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위한 금융 클라우드 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 1월 신한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한금융지주의 지분을 취득한 KT는 신한은행 주요 계열사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통신·금융 특화 서비스 개발도 모색한다. 사업 허가 이후에는 BC카드·케이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기반으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SK텔레콤, KT와 달리 LG유플러스의 경우엔 18일 주주총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안건을 상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예비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연내 본허가까지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관 변경의 경우 주총 결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내년 주총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 3사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모습(왼쪽부터). /뉴시스

마이데이터가 통신사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생선된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새로운 산업 성장동력으로 인식되면서다. IT분야 전문가들은 마이데이터가 미래 디지털 전환 시대의 '제2의 원유'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통신사들의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에 직접 진출할 경우 서비스 확장성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현재 통신사들은 의무정보제공사업자로 등록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사가 보유한 통신 데이터 정보를 금융사 등의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직접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된다면 현재 보유한 통신 데이터 및 금융 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통신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계좌 잔액, 카드 청구 금액, 통신료 납부 내역 등을 확인할 때 각각의 앱이나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던 것과 달리 통신사가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에서 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산업군과 협업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는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통신·금융·유통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디키타카'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미디어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CJ올리브네트웍스는 판매 품목, 점포 정보 등을 분석한다. 신한은행은 직군이나 결제정보, 보유 상품 정보 등을 활용해 데이터 토픽을 제작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정부관계부처도 지난해 6월 합동으로 발표한 '마이데이터 발전 종합정책'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의 안전하고 가치 있는 활용을 위해 초기단계인 마이데이터제도의 발전과 서비스의 확산을 도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마이데이터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에 따라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 폭이 넓어지고 서비스 질 개선과 가격 합리화 촉진 등 서비스경쟁 활성화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다양한 신규 서비스 공급자의 시장 참여 기회가 제고되고,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맞춤형 서비스 등장 등 신규시장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통신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편리하긴 하지만 데이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경우 개개인이 매우 큰 피해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마이데이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불안정한 상태다.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은 많아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hyj@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