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러시아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EM 지수 퇴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 영향과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는 지수 관련 수급이 국내에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라고 진단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주가지수를 작성해 발표하는 MSCI가 지수 사용자들로부터 러시아 지수 재분류에 대한 피드백을 취합 중이다. 러시아는 현재 MSCI에서 신흥국(EM)에 분류돼있다.
이번 피드백 취합에는 러시아 주식에 대한 지수 내 처리와 더불어 러시아를 신흥국(EM)에서 독립시장(Standalone Market, SM)으로 재분류하는 안도 포함됐다. SM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의 국가들이 포함돼있다.
MSCI는 지수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은 후 이번 주 내로 추가적인 조치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MSCI EM 지수 퇴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MSCI는 러시아의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배제, 외국인 러시아 유가증권 매도 금지, 루블화 가치 하락 등으로 러시아 증시를 투자 불가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MSCI 러시아 지수는 동결되고 2월 분기 리뷰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MSCI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게재하며 러시아발 침공의 글로벌 증시에 대한 악영향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의 지수 변동 관련 향후 전략에 시선이 쏠린다. 업계에선 러시아의 EM 지수 퇴출은 외국인 수급 면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시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러시아가 지수에서 퇴출될 경우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므로 향후 위원회 개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러시아의 EM 제외에 따라 신흥국 내 한국 비중은 0.19%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1일 기준 러시아는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1.5% 비중(11위)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리 MSCI 신흥국 지수 추적 자금은 액티브 1조4000억 달러, 패시브 3600억 달러로 총 1조8000억 달러 수준(2021년 6월 말 기준, MSCI)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EM 지수에서 제외되고 이에 따라 신흥국 내 여타 국가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EM 내 한국 비중은 0.19% 증가(12.2%→12.4%)한다. 패시브(ETF) 자금의 한국 매입 수요를 계산하면 7억 달러(8,000억 원가량) 수준(원/달러 1200원 가정)이다. 최대 2~3일 정도 수급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를 포함해 전체 자금이 해당 비중만큼 한국물을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매입 수요는 34억 달러(4조 원) 수준까지 계산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벤치마크 지수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고려하면 한국물 매입 수요는 이보다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지수 재분류가 있더라도 시일이 걸리는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도 "MSCI 지수 처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수 관련 수급은 한국에 반사 이익이 될 수 있는 이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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