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행사가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주요 기업들이 3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어떠한 제품·서비스를 통해 소개할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 등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150개국 이상에서 1500여 개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한다. 관람객을 포함한 참가자는 적게는 4만 명, 많게는 6만 명으로 관측된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뽐내려는 국내 기업들의 활약상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강화된 '갤럭시 생태계'로 차세대 모바일 경험 제시
ICT 관련 세계 주요 전시회에서 매번 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도 힘을 주며 기술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1745㎡(528평) 규모의 전시 부스를 차려 '갤럭시 생태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현장을 챙길 예정이다.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은 노트북인 '갤럭시북'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3시 온라인으로 '삼성 갤럭시 MWC 이벤트' 행사를 열고 '갤럭시북' 신제품을 공개한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협업 성과가 집약된 차세대 '갤럭시북' 시리즈는 △다양한 기기와 운영체제(OS)를 넘나드는 매끄러운 사용 경험 △뛰어난 연결성과 이동성 △한층 강화된 보안 기술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북' 시리즈 외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2' 시리즈를 전시한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약 70개국에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거뒀다. 회사는 '갤럭시북', '갤럭시S22'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탭S8', '갤럭시워치4' 등도 함께 전시하며 관람객들이 강력한 '갤럭시 생태계'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제시할 친환경 비전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MWC 무대를 통해 '지구를 위한 갤럭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한다. '갤럭시S22' 시리즈 등에 적용된 폐어망 재활용 소재의 탄생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노태문 사장은 "MWC 2022에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용한 혁신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 중국 기업, 스마트폰 물량 공세 예상…삼성과 기술력 경쟁
이번 MWC에서도 위협적인 존재는 중국 기업들이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스마트폰 신제품 '매직4 5G' 시리즈를 공개한다. 또 지난달부터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첫 폴더블폰 '매직V'도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1위인 오포도 스마트폰 신제품을 MWC 무대에 올리고, 비보 역시 첫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삼성전자를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의 야간 동영상 촬영 기능, 울트라 모델의 독창적인 S펜 사용성 등을 앞세우는 동시에 이미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도 소개하며 기술 격차를 부각한다. 전시 부스에서는 '비스포크 랩'을 통해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프레임과 패널을 직접 조합해 자신만의 '갤럭시Z플립3'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수장 출격…ICT 신기술 한눈에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이번 MWC에서 미래 성장 기술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먼저 SK텔레콤은 핵심 전시장인 피라 그란 비아 제3홀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대표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를 소개한다.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LED 전광판에서 이프랜드의 대표 아바타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별도 마련된 '메타버스존'에서는 메타버스 갤러리, 메타버스 K팝 콘서트 등 이프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이프랜드 글로벌 버전과 가상현실(VR) 버전을 처음 공개해 관람객들이 더욱 실감나는 메타버스 세상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 있는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전시관에 옮겨와 관람객들이 혼합현실로 구현된 K팝 스타를 만나는 색다른 재미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 양자암호통신 기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형 서비스들도 전시한다.
KT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서비스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로봇존에서 '인공지능(AI) 방역로봇'을 처음 공개하고, AI와 자율주행 관련 통신 환경을 개선해주는 기술 등을 소개한다.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AIoT 전동 휠체어', 응급차량이나 버스 등에서 5G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 원활한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5G IoT 라우터'도 주요 기술이다. 이외에도 AI 기반 실감형 서비스, AI 기반 5G 운용 솔루션, AI 통화비서 서비스 등도 공개한다.
LG유플러스는 MWC 핵심 키워드를 'K콘텐츠'로 정했다. 5G 서비스 시연존에서 VR·AR 영화 공연뿐만 아니라 여행·웹툰·게임·교육 등 3000여 편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K팝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U+아이돌Live가 이번 MWC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WC 현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 수장들이 모두 참가한다. 이들은 자사 주력 기술을 소개하는 동시에 글로벌 ICT 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한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가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라'는 요구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이동통신사 수장들도 관련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3사 대표가 MWC 현지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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