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먼 이야기만 같은 '전쟁'이란 단어가 한결 피부에 와닿은 한 주였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민간 시설 피해가 속출한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거주 중인 우리나라 교민들은 대사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출국을 요청하고 있고요.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8시 기준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63명으로 확인된 상태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전에 따라 세계 증시 불안감도 한층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반등으로 한 주를 마감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을 놓지 못 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은행들은 러시아 국책은행과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의 추천 영화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활용도가 무한한 '메타버스'에 대한 경영진의 큰 그림이 보이는 대목이었죠. 유통업계에서는 명장 김치의 위생 논란도 컸는데요.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위생 문제부터 살펴볼까요.
◆ 썩은 배추·곰팡이 핀 무 손질 영상 공개…논란 '일파만파'
-이번 주는 '명인 김치'로 알려진 한성식품의 위생 논란으로 시끌시끌했습니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 인증을 내세운 김치가 썩은 배추, 곰팡이 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파문이 일었는데요. 한마디로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친 배신이었습니다.
-어떻게 해당 사실이 알려졌나요?
-이번 논란은 한 공익제보자가 국민위원회에 한성식품 자회사에 대한 공익신고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한성식품 자회사가 운영 중인 4곳의 공장 중 충청북도 진천에 있는 효원 김치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썩은 배추, 곰팡이가 핀 무 등을 손질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3월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으로 중국산 김치 파동이 일어났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에서 김치 위생 논란이 발생했네요.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 여론이 이어졌는데, 한성식품은 뭐라고 하는가요?
-한성식품은 "악의적인 제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공장 네 곳 중 한 곳에서만 발생한 문제이고 즉각 시정하겠다"고 사과한 뒤 문제가 된 공장을 무기한 폐쇄했습니다. 이어 부천, 서산, 정선에 위치한 3개 공장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의아한 대목이죠.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가 2007년 농식품부로부터 전통명인 29호, 김치명인 1호로 지정된 인물인 만큼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한성식품이 공장을 폐쇄하면 이미 납품된 김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문제가 된 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는 국내 유통채널에는 납품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산된 김치의 70%는 해외로 수출되며, 나머지는 국내 급식업체에 공급된다고 합니다.
◆ 한성기업 "한성식품과 전혀 관계 없다" 호소
-소비자의 불안감이 큰 만큼 홈쇼핑 업체들은 발빠른 조처에 나섰습니다. NS홈쇼핑은 소비자 요청 시 환불을 하기로 했으며, 공영쇼핑은 한성식품 김치를 편성에서 제외했습니다. 또한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 G마켓글로벌은 관련 상품들을 판매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통채널뿐 아니라 한성식품과 이름이 같은 한성기업도 피해를 봤다면서요.
-맞습니다. 한성기업은 수산 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종합식품 기업인데요. 한성기업은 "우리회사와 이번 김치 사건의 기업명이 동일해 같은 기업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일어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한성식품과 한성기업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성식품이 위생 문제가 소비자를 비롯해 여러 곳에 피해를 끼치고 있군요. 논란이 거센 만큼 한성식품의 사과만으로 사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요.
-네. 농림축산식품부가 의혹과 관련해 제품의 적합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자 지난 24일 한성식품의 공장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한성식품이 생산한 제품이 식품명인 제품으로 적합한지 살펴보는 동시에 해당 기간 생산되고 판매한 제품, 명인 지정 품목이 아닌 제품의 명인 표시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