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한예주 기자] 5G 주파수 추가할당 경매가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하에 통신 3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서로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추가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중앙우체국에서 5G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한 투자 확대 방안, 농어촌 공동망 구축, 주파수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영상 SK텔레콤상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 3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히 최근까지 통신3사가 대립 중인 5G 주파수 추가할당에 대한 논의에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는 과기정통부에 농어촌 지역 5G 로밍을 앞두고, 5G 투자 촉진과 품질 개선을 위해 5G 주파수 3.4~3.42㎓ 대역 20㎒ 폭 추가할당을 신청했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경쟁 없는 경매'는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지난달 정부에 자신들에 유리한 대역인 3.7㎓ 이상 대역 40㎒ 주파수(자사용 3.7~3.72㎓ 대역 20㎒폭, KT용 3.8~3.82㎓ 대역 20㎒폭)도 함께 경매를 내놓자고 역제안했다.
이날 유영상 SK텔레콤상 대표는 "3.7㎓ 이상 대역 40㎒ 폭을 추가로 할당해 사업자별로 20㎒ 폭씩 공정하게 할당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이용자 편익과 주파수 공정 환경, 사업자간 투자 확대, 정부의 세수 확대"를 근거로 제시했다.
SK텔레콤의 역제안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KT도 입을 열었다. SK텔레콤이 제안한 주파수 대역이 KT가 원하는 대역이 아닌 탓에 양사 입장이 갈린 상황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유플러스가 20㎒ 폭 추가 할당을 요청한 것도 충분히 공감되고, SK텔레콤이 40㎒ 폭 요청한 취지에도 충분히 공감한다"며 "KT 입장에서는 3.7~4.0㎓ 대역에 대한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서 의견을 정부에 드리겠다. 이를 포함해 정부가 종합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에 조건을 걸어 달라는) 입장은 여전히 동일하다"며 "LG유플러스의 요청과 함께 SK텔레콤이 추가적인 주파수 대역을 얘기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없었고, 그 검토를 추가로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편익과 고객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조속히 내려져야 하는데 자꾸 다른 논리로 지연되어 안타깝다. 조금씩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SK텔레콤이 제안한 병합경매안도 검토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도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추가 20㎒폭은 지난 2018년 주파수 할당 경매 직후 예고됐고 2019년도에 가용한 주파수였다"며 "먼저 연구반 태스크포스(TF), 공청회를 거친 (LG 유플러스 요청) 주파수와 뒤늦게 제기된 것(SK텔레콤 주파수 안)을 같이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통신 3사 CEO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임혜숙 장관은 주파수 추가 할당의 최우선 목표가 5G 서비스의 품질 제고와 투자 촉진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임혜숙 장관은 "정부는 5G 서비스의 품질 제고와 투자 촉진을 주파수 할당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통신사들이 작년과 올해 계속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돼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3.4㎓ 20㎒ 폭과, 당초 2023년 이후 할당을 검토할 계획이었던 3.7∼4.0㎓ 주파수는 새로운 수요가 제기된 만큼 국민 편익, 주파수 공정 이용환경, 투자 활성화, 글로벌 5G 주파수 공동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할당 방향과 일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과기정통부가 계획한 2월 내 LG유플러스 요청 주파수 할당 경매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유플러스의 추가할당 요청과 SK텔레콤의 추가할당 요청을 병합해서 진행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각각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은 나중으로 미뤄졌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날 간담회 백브리핑에서 향후 할당 계획과 일정을 묻는 질문에 "당장 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 국장은 "주파수 할당은 물론 실제 사업자들이 투자를 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특정 기한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2월 공고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기지국 장비와 단말 인증 및 테스트 등 과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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