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러-우크라 침공 경고에 3.6% 급등...100달러 가나


WTI 장중 5% 이상 급등,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 찍기도

수요증가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미국이 경고하자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3.3% 이상 상승했다 미국 캔자스주 오클리 남쪽 들판에서 작동을 멈춘 오일 펌프 잭이 석양을 배경으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다./뉴시스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 침공할 수 있는 경고에 공급부족으로 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3% 이상 급등했다. 배럴당 93달러를 확실하게 넘어섰다. 이런 속도로 상승하고 지정학 긴장이 계속 고조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6%(3.22달러) 오른 배럴당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중 5% 이상 오른 배럴당 94.66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세계 원유 거래의 지준이 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도 3.3%(3.03달러) 오른 배럴당 94.44달러에 거래됐다.브렌트유 역시 장중 95달러를 넘었다가 소폭 내린 채로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지난 2014년 후반 이래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주간 기준으로는 8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초반 2% 이상 오른 국제유가는 장 후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는 백악관 경고에 급상승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을 대상으로 즉시 철수 권고를 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급이 빠듯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자 장초반 유가는 2% 이상 상승했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규제완화에 따라 올해 석유수요가 하루 1억60만 배럴로 기존 전망치 9970만 배럴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글로벌 정유 산업은 지난 6분기 동안 수요에 비해 생산 실적이 저조했다면서 2022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OPEC+가 목표로 잡은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간 격차가 지속되면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원유공급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회복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나올 경우 공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을 핵협정으로 되돌리고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이란과 다른 국가 간의 회담에 간접 참여하고 있다.

CIBC 프라이빗 웰쓰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시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이런 결과가 일어날 것으로 걱정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거나 적어도 동계올림피 이후에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원유와 관련한 핵심 고려 사항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앞으로 어떤 종류의 제재를 내릴 것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빈 트레이더는 "급등 움직임은 현재 시장의 기초여건이 얼마나 팍팍한지를 말해준다"면서 "증가하는 수요는 낮은 재고수준, 공급 제한과 맞물려 시장에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공동설립자는 "모두가 생각하는 최악의 공포가 실현되고 있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에너지 공급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자 서한에서 "유가 상승을 여전히 긍정하며 단기로는 유가가 100달러를 향해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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