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위' 관리는 '하위'…두나무, 비상장 거래 부실에 플랫폼 올스톱?


3월말 금융혁신 종료…소각주식 거래 사고로 연장 불투명

두나무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사설 비상장 거래 플랫폼이 금융당국의 금융혁신서비스 재지정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두나무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황원영 기자] 두나무의 비상장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의 금융혁신서비스 재지정 여부를 앞두고 연장 불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두나무·피에스엑스(PSX)가 각각 운영하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과 제휴 증권사에 대한 점검을 마무리했다. 결과는 다음 달 중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위원회(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금융혁신서비스 연장 여부를 의결한다.

두나무와 PSX는 각각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 비상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비상장주식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원스톱 거래 플랫폼이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야 비상장주식 거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양사는 2020년 4월 금융위 금융혁신서비스에 선정돼 인가를 받지 않고도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서비스 유효 기간은 오는 3월까지다.

금융당국이 비상장 거래 서비스 연장 여부를 심사하는 가운데 업계 내에서는 비상장 주식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이 비상장 거래 서비스의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미비하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이와 같은 기조에는 두나무의 부실 관리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해 말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보름 여간 무상소각된 이스타항공 주식이 거래되며 논란을 야기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구주를 전부 무상소각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이에 따라 이스타홀딩스·군산시·증권사·개인을 포함한 기타주주가 보유한 기존 지분이 전량 무상소각됐다.

하지만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2주간 이스타항공 주식 거래가 이어졌다. 거래종목 등록시 주권 자체의 유효성만 검증해 정상종목으로 판단한 게 문제였다.

이스타항공 구주가 매매된 데 따른 논란이 이어지자 두나무는 같은 해 12월 부랴부랴 이스타항공 구주 거래를 중지했다. 또한, 이스타항공 주식 매수 고객에게 대금을 보상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서울거래 비상장의 경우 이스타항공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 지난해 11월 25일 거래를 중지했다.

이와 같은 부실 관리 논란 후 비상장 주식거래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업비트 등 업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수수료 수익에만 치중한 나머지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올해 초까지 6000여개가 넘는 비상장 주식이 거래됐다. 다른 플랫폼 대비 거래 종목 수가 많아 가입자나 거래대금도 1위를 기록했다. 두나무가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익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나무는 코인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무더기 상장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업비트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45개의 코인을 상장폐지했다. 이는 업비트가 상장한 코인 전체 개수(298개)의 48%에 달하는 수치다.

업비트는 그 기간 거래 수수료로 4조 원을 벌어들였다. 그 중 상장폐지된 코인에서 발생한 수수료는 3140억 원으로 약 7.8%의 비중을 차지한다. 업비트가 투자자 보호보다는 코인 판매 수익에 열을 올리면서 가치가 낮은 코인도 무더기 상장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코인 상장폐지로 거래자와 보유자들은 손실을 입었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의 내부 시스템 미비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한 허점을 발견할 경우 두나무 등 운영사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사설 업체의 제휴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통한 점검도 마무리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혁신 금융 서비스 연장을 불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플랫폼 이용자들은 물론 두나무 경쟁사들 역시 피해를 보게 된다. 서비스 재개를 위해서는 인적·물적 요건을 충족시켜 관련 라이센스를 정식 취득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거래소들은 "심사위를 운영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중시해왔다"며 일부 거래소의 관리 미흡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예탁원에서 소각 결정 후 고지를 하지 않아 인지할 수 없었다"며 "이스타항공 구주 거래 중단 이후 업계 최초로 거래대금을 보상하는 등 오히려 소비자 보호 측면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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