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수진 기자] 신세계그룹의 패션·뷰티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소비자들의 외부활동이 줄어들자 패션 사업이 영향을 받아 실적이 급감했지만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꾸준히 나선 결과 코로나19 장기화 상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 같은 분위기를 중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올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 신세계인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급감한 실적 1년 만에 반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1조4508억 원, 영업이익은 9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5%, 172.4%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높은 수치다. 당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1조4250억 원, 영업이익 84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2.2% 급증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시작되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2020년 매출은 1조32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38억 원으로 같은 기간 60% 감소하며 2016년(270억 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심지어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높은 영업이익을 써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시장이 위축되면서 대다수의 패션기업들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자체 패션브랜드도 약진했다"며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24.5% 증가했으며, 자체 패션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 매출은 10%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자체 패션브랜드의 성장이다.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의 경우 국내 명품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받았으나 자체 브랜드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수입 브랜드의 영향력이 확대돼 국내 패션시장이 양극화됐고, 국내 패션 브랜드는 사업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국내 패션 브랜드 사업의 부진 지속으로 지난해 10월 국내 패션을 해외 패션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 단행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델라라나 △일라일 △텐먼스 △맨온더분 등 6개 이상의 자체 패션브랜드가 지난해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 코로나19 상황에도 체질 개선 가속도…올해는 M&A 집중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 체질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온라인에서는 자체 플랫폼인 '에스아이빌리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섰다. 지난해 8월 병행수입제품과 위조품이 급증하는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쌓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보증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고, 4개월 만에 판매 상품에 대해 100% 정품을 보장하는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를 오픈했다.
또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에스아이빌리지 내 라이브커머스 '에스아이라이브'를 론칭했고, 특화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전문 진행자까지 자체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에스아이빌리지의 거래액은 2330억 원을 달성했다. 2016년 론칭할 당시 거래액은 27억 원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8529.6%(86배) 성장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에스아이빌리지의 연간 거래액은 △2016년 27억 원 △2017년 172억 원 △2018년 382억 원 △2019년 708억 원 △2020년 1300억 원 △2021년 233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거래액 목표는 3000억 원이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는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위해 해외 브랜드의 수입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코로나19 수입 판권을 획득한 패션 브랜드로는 △주세페 자노티 △세이브더덕 △릭오웬스 △질샌더 등이 있으며, 뷰티 브랜드는 △라부르켓 △컴포트존 △엑스니힐로 △디에스앤더가 △스위스퍼펙션(인수) △조러브스 등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포트폴리오를 더 안정화하기 위해 M&A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전문 'M&A 전담팀'을 신설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M&A 전문팀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패션뷰티 관련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을 담당한다. 기획실 산하 조직으로, 인력 규모는 적으나 회사의 주요 결정을 도맡아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M&A 전담팀은 수익성 극대화와 신사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적극적인 신사업과 사업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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