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자 수익에 '4조 클럽' 줄줄이 입성…서민은 등골 휘어


은행권 예대금리차, 지난해 12월 2.21%포인트…2019년 8월 이후 최대폭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나란히 4조 클럽에 입성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순익이 증가했다. 대출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까지 오른 영향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은 늘어난 이자 부담 탓에 허리가 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도한 이자 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지난해 '4조 클럽'에 입성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09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20년(3조4554억 원)보다 27.6%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4조19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3조4146억 원)보다 17.7% 증가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879억 원으로, 전년(1조3073억 원) 대비 2배 가까운 순익이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이날 실적 발표를 예고했는데, 역시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3조3644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이 실적 잔치를 벌이는 동안 서민들의 등골은 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 DB

코로나19 저금리 국면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인한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수입과 수수료 등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각 금융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이자 수익을 보면 KB금융(20년 9조7223억 원→21년 11조2296억 원)과 신한금융(8조1551억 원→9조535억 원), 우리금융(5조2911억 원→6조9875억 원)까지 일제히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융권이 실적 잔치를 벌이는 동안 서민들의 등골은 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가계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규제를 명분으로 손쉽게 이자장사를 벌였다는 비판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조치에 발맞춰 대출금리는 올려놓고, 그만큼 예금 금리는 올리지 않은 점이 예대마진 확대의 발판이 됐다. 이 같은 구조가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예대마진이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기준 2.21%포인트로, 2019년 8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올린 데다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가계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수요가 많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에 발맞추다 보니 전체적으로 예대마진 자체가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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