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다음 IPO(기업공개) 대어로 주목받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일정을 철회하는 등 2월 IPO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이달에는 9개사의 청약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요예측 결과와 청약 성적표 등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IPO 시장은 지난주 설 명절 연휴를 마치고 본격적인 2월 IPO 일정이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까지 마치는 업체는 모두 9곳(스팩 제외)이다. △인카금융서비스(7~8일) △바이오에프디엔씨(9~10일) △퓨런티어(14~15일) △브이씨(15~16일) △스톤브릿지벤처스(15~16일) △풍원정밀(17~18일) △노을(21~22일) △비씨엔씨(21~22일) △모아데이타(25~28일)가 이달 수요예측을 거쳐 청약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주(7일~11일)에는 퓨런티어, 스톤브릿지벤처스, 브이씨, 풍원정밀 등이 일제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가며 다소 많은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인카금융서비스와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자율주행차·전장카메라 제조공정에 필요한 조립 및 검사장비 전문기업 퓨런티어의 기관 수요예측이 이날까지 진행된다. 퓨런티어는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 장비 등 자율주행차 센싱카메라 핵심 공정장비 개발에 성공한 회사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60만 주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1400~1만37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182억~219억 원 규모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908억~1091억 원이 될 예정이다. 2월 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며 주관사는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7년 스톤브릿지캐피탈(現 에프브이홀딩스)의 벤처캐피탈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2019년 이후 매년 평균 2128억 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해 왔다. 총 공모 주식 수는 450만 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9000~1만500원이다. 공모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472억5000만 원이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는다.
1996년 설립된 풍원정밀은 OLED 증착용 메탈마스크 사업을 영위 중인 회사다. 총 공모주식 수는 300만 주로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1만3200~1만5200원이다. 공모금액은 396억~456억 원 규모다.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소부장 특례상장트랙으로 상장할 예정이며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2005년 설립해 골프 IT 디바이스 사업을 전개 중인 브이씨도 이번 주 수요예측에 나선다. 자체 기술 기반의 시계형·레이저형 거리측정기와 디지털 야디지북 및 휴대용 스윙분석기인 론치모니터를 출시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00만 주로,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5000~1만9500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번 주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형 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와 식물세포주 개발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의 공모가는 각각 1만8000원, 2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13.69대 1, 74대 1을 기록했다. 이달 16일과 21일 상장 예정이다.
한편, 최근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IPO에 나서는 종목들이 증시 활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코스피 급락으로 인해 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일정을 철회했다.
증시 부진은 IPO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까지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인카금융서비스의 경우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의 경쟁률(13.69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밴드(2만3000원~2만7000원)의 하단보다도 22%가량 낮은 1만8000원에 확정됐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인카금융서비스와 함께 올해 IPO 종목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에 못 미친 2만8000원에 정해졌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시장 분위기와 유동성이 악화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공모에 나서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모두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조정장에 진입한 올해는 예비 대형주가 상장을 철회하고 올 들어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들도 저조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비교적 기대가 높은 업종의 상장 예비기업들도 지난해 대비 밸류에이션 기대감이 낮아졌기에 펀더멘털을 잘 살펴보고 줄어든 IPO열기 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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