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닷새간 이어진 설 명절 연휴가 끝났습니다. 명절 후유증에 한파까지 겹쳤지만 4일 개막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축제가 펼쳐졌음에도 IT·유통업계는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마저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에 대통령 선거까지 겹치면서 올림픽 열기가 싸늘히 식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조용한 기적을 꿈꾸고 있는 국민의 마음만은 뜨거울 전망입니다.

금융권도 최고경영자(CEO) 인선으로 뜨겁습니다.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데 우리은행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는 설 연휴 직전에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군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연임설이 흘러나온 권광석 은행장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뛰어난 실적에 내부 평가도 좋았다는데 세대교체가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를 두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 권광석 우리은행장, 민영화 이후 유일하게 연임 실패…배경은?

-권광석 우리은행장 뒤를 이을 차기 우리은행장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나왔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군으로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 등 3명을 선정했습니다. 아쉽게도 권 행장은 최종 후보군에 들지 못하면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당초 금융계는 권 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권 행장은 지난 2020년 취임 당시 임기를 1년만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 임기를 연장할 때도 1년이 주어졌는데 통상 행장 임기가 3년 보장되는 만큼 연임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습니다.

-임기뿐 아니라 취임 이후 성과도 수많은 긍정 평가를 받았는데요.

-예 맞습니다. 권 행장은 해외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와 코로나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잡고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역대 최대의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86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에 따라 재연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정작 권광석 행장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조차 들지 못했다니 의외이군요. 일각에서는 권광석 행장이 '1+1=2년' 만에 물러나자 "행장에게 부여되는 통상의 임기도 마치지 못했다"면서 "처음 1년 임기를 마치고 1년을 더하게 된 것이 연임으로 볼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면서요.

-네, 2014년 우리은행이 민영화된 이후 이광구, 손태승 전 우리은행장들은 모두 '1+2' 또는 '2+1' 총 3년의 임기를 지냈습니다. 또한 한빛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사명을 바꾼 뒤 1기 행장으로 역임한 이덕훈 전 행장과 정권 교체로 밀려난 박해춘 전 행장을 제외하곤 황영기·이종휘·이순우 전 행장들 모두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의 임기를 채우고 떠났습니다. 이 때문에 권 행장이 '1+1'의 임기를 지내면서 사실상 연임이었다고 볼 수 없고 통상의 임기만 지낸 것이라는 논리가 우세합니다.

-연임이 사실상 '연임이 아니었다'는 해석이군요. 그렇다면 권 행장이 교체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 행장이 물러나게 된 데는 완전 민영화에 따른 조직 쇄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로 새로운 과점 주주가 생겼고, 사외이사 진영도 바뀌었는데요. 이번에 사외이사에 선임된 신요환(유진 PE 추천)·윤인섭(푸본생명 추천)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권 행장의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까요?

-권 행장은 올해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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