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에코프로, 겹악재에 기업가치 '휘청'…PEF 수익성 여파는


IMM인베, '페트라 9호' 결성 착수…역대 최대 수준

에코프로 주가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사고 직전인 20일 대비 지난 4일까지 29.7%가량 하락했다. 사진은 에코프로 포항. /더팩트 DB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831조9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 말보다도 111조7000억 원(1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519조8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에코프로그룹이 최근 발생한 화재와 주식 내부자 거래 이슈 등 악재에 둘러싸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 성과 역시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에코프로 주가 급락에 여파 어디까지…한숨쉬는 PEF들

에코프로가 각종 악재로 인해 최근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에코프로에 투자한 FI들의 수익성 역시 현저히 하락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에코프로비엠 일부 경영진은 지난 2020년 2월 에코프로비엠이 SK이노베이션과 2조7000억 원가량의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공시 직전에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에코프로비엠의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폭발 사고로 직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는 사고 소식이 난 지난달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사고 직전인 20일 대비 지난 4일까지 29.7%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사고 직전일(45만5000원) 대비 25.4% 하락(4일 33만9400원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앞서 2020년 6월 8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은 에코프로비엠 주식, 교환가액은 13만3100원이다. 당시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대표 이준상·현상진, 270억 원), BNW인베스트먼트(대표 김재욱, 100억 원) 등이 투자에 나섰다.

에코프로가 지난해 7월 1500억 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는 IMM인베스트먼트(대표 장동우·지성배), SKS PE-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대표 김마이클민규)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전환가액은 6만4300원이며 주가 하락 시 최초 전환가의 70%까지 하향 조정(리픽싱)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악재로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환가액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 IMM인베스트먼트, 2조 원 규모 '페트라 9호' 조성 들어간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IMM인베)가 앞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페트라 8호'의 소진율이 차오름에 따라 '페트라 9호' 결성에 착수한다.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조 원 수준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IMM인베는 페트라 9호 조성을 위해 내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펀딩에 나서며 내년 중 1차 클로징에 나설 전망이다.

2조 원 수준으로 페트라 9호가 조성될 경우 지난 2015년 페트라 5호(723억 원) 이후 후속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2배 이상씩 키운 셈이 된다. 페트라 6호는 2350억 원, 7호는 45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2020년 조성을 시작한 페트라 8호에는 아이유노와 휴젤,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 아웃도어 용품 업체 헬리녹스, 에코프로, 중동 스마트팜 업체 퓨어하베스트 등이 포트폴리오로 담겨 있다.

한앤컴퍼니가 케이카의 리캡에 나서면서 5000억 원을 추가로 회수할 전망이다. /케이카 홈페이지 캡처

◆ 한앤코, 케이카 중간회수도 '착착'…상장 후 첫 리캡 규모 5000억 원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대표 한상원·한앤코)가 케이카에 대해 상장 후 첫 자본재조정(리캡)을 추진 중이다. 이번 리캡은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지난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후 첫 중간 회수에 나설 전망이다.

한앤코는 이번 리캡을 통해 5000억 원을 추가로 회수할 예정이다. 주선 업무는 KEB하나은행이 단독으로 맡았으며 클로징은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캡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전부 부수적 수익에 들어간다. 한앤코가 지난해 케이카의 코스피 상장 성공으로 투자원금을 이미 회수한 상태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케이카 인수금액은 2000억 원 규모며 앞서 구주매출을 통해 얻은 금액은 3000억 원대로 투자원금을 훌쩍 뛰어 넘는다. 케이카 상장 후에도 한앤컴퍼니는 72%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앤코는 케이카의 실적 호조를 비롯해 기업가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 현시점에서 중간 회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카는 지난 2018년 매출 7428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매출 1조1853억 원, 영업이익은 292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2조 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8년 SK로부터 SK엔카 직영사업부(중고차 오프라인 사업부, 현 케이카)를 인수했다.

◆ 메디치 PE의 새 이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

메디치인베스트먼트(대표 배진환)의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이 지난 4일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H Private Equity Co., Ltd)'로 새롭게 출범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모투자(PE) 부문과 벤처캐피탈(VC) 부문의 분리를 추진해왔다.

회사는 이번 PE와 VC의 분리를 통해 각각 독립회사로 운용하며 전문성을 키울 방침이다. 인적분할 형태로 법인이 나눠지며 두 독립법인의 주주구성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한수재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대표가 되어 이끄는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는 사명 변경과 함께 약 8명의 핵심 운용인력을 갖추며 출발한다.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소프트웨어(SaaS), 실버, 수소 섹터 프로젝트들을 연내 클로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그로스캐피탈 투자에 주력해 2년 이내 PEF 운용금액(약정액 기준)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현재는 산하에 10개의 사모투자펀드(PEF)와 약정액 기준 9870억 원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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