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안전수칙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표산업 등에서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임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여 중대 사고를 미연에 방지,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경계심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5대 안전규정'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5대 안전규정은 △보행 중 무단횡단 금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운전 중 과속 금지 △자전거 이용 중 헬멧 착용 등이다. 안전규정은 사업장 방문객에게도 적용되며, 방문객은 안전규정 위반 시 출입 제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안전규정을 공지한 이유는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기본부터 철저하게 이행하자는 것으로, 회사는 앞으로 추가 안전수칙 강화 등에 대해서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공지문에서 "사업장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외 다른 주요 기업에서도 안전수칙 강화 차원의 대책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인명 사고가 잦았던 건설, 중후장대 관련 계열사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 안전관리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대응책도 마련되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최고안전책임자 직책을 신설한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안전관리·중대재해 예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예방 중심의 사업 수행 체계로 조직을 정비하고 안전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관리 지원도 강화한다. 지원 금액을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870억 원 규모로 확대했다. 인건비, 시설·장비 확충, 안전점검·교육 등을 확대 시행해 협력업체 근무 현장의 사고 요인을 사전에 제거,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건설 분야와 관련,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스마트 안전장치 지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근로자 안전교육 확대 등을 위해 올해 420억 원을 집행한다. 철강 분야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현대제철이 안전관리자 추가 충원, 안전장치 도입 등 협력업체에 450억 원을 지원한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개발제조총괄을 확대해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신설했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가 주요 리스크 관리 조직을 신설하고, 안전환경 보건 방침을 제정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안전점검 및 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최고안전환경책임자직을 만들었다.

안전관리사무국을 통해 안전이슈에 대응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전체 계열사 중 90% 이상이 안전전담 조직을 갖추도록 했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조직을 격상한 계열사도 33% 수준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화재나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파트너사의 안전지원·관리 강화에도 힘써 달라"고 말했다.

안전규정과 관련해 임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중대재해법 적용 사례가 발생한다면, 법 엄격성 등을 고려해 추가 대응책 마련에도 나설 수 있다. 현재 중대재해법 적용 1호 기업으로는 삼표그룹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작업자 3명이 매몰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적용을 통한 삼표산업 경영진 처벌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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