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위험과 공급부족에 브렌트유 90달러 돌파


OPEC+ 2일 정례회의서 3월 산유량 결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멘 후티반군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격 등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 상승으로 국제유가가 7년여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캔자스주 오클리 남쪽 들판에서 작동을 멈춘 오일 펌프 잭이 석양을 배경으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다./뉴시스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국제유가는 1월31일(미국 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등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우려가 지속되면서 7년여 사이에 최고치로 상승했다.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국제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가 정례회의에서 하루 40만 배럴인 증산규모를 늘릴지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1.53%(1.33달러) 상승한 배럴당 88.1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최고 88.2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저 86.38달러까지 내려갔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WTI는 올들어 1월 한달간 17.16% 상승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60.64%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1.40%(1.26달러) 오른 91.2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88.84달러와 81.70달러를 기록한 2014년 10월 이후 7년 여 사이에 최고가다.

국제유가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서방이 제재를 가하면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상품 분석가는 "이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위기와 연계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탓"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약 12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2014년 크림반도 무력 합병 당시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받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맞서는 한편, 대전차 무기 등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도 불거졌다. 중동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세 번째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커졌다. 2주 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의 드론 공습을 받았고 지난주에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는데 이날 이스라엘의 이삭 헤르초그 대통령의 첫 국빈 방문 중에도 후티반군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사상자는 없다고 UAE 국방부는 밝혔다.

미국 동부지역의 겨울철 폭풍으로 최근 연료 수요가 증가한 것도 유가를 떠받쳤다.

OPEC+가 점진 증산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 심리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OPEC+는 2일 정례회의를 열고 3월 생산량 목표치를 결정하지만 시장은 실제 증산규모가 얼마가 될지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OPEC+는 8월부터 월간 산유량을 하루평균 40만 배럴 늘리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수급이 빠듯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유가상승을 도왔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은행(Saxo Bank)은 이날 "OPEC+의 절반 이상이 최근 몇 달 동안 고군분투하면서 랠리(유가의 지속 상승)를 떠받친 만큼 시장은 하루 평균 40배럴 증산보다는 OPEC+가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양에 더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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