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월' 하나금융·우리은행 CEO 누가될까


하나금융 '포스트 김정태'에 쏠린 눈…함영주·박성호 등 숏리스트에 올라

하나금융그룹이 포스트 김정태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왼쪽)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더팩트 DB·하나은행 제공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 수장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는 가운데 각 금융사가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수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차기 최고경영자(CEO) 윤곽은 이달 중순 드러날 전망으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차기 인선이 금융권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된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 인선 일정 등을 논의했으며, 이후 지난달 28일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 5명을 선정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됐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안정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면서 디지털 전환, 글로벌화, ESG 등 그룹의 핵심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들을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숏리스트로 선정된 후보 가운데서도 함영주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유력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은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의 굵직한 사업을 담당해오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그룹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내부적으로도 신임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법률리스크 등으로 한동안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함영주 부회장이 최근 들어 공식 석상에 꽤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이 되어야 하지 않냐는 내부적 분위기도 꽤 확산되어 있고, 차기 회장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다만 함영주 부회장은 법률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함 부회장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행정 소송과 채용 재판을 진행 중이다. 두 재판 모두 각각 이달 16일, 25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박 행장은 지난해 초 회추위에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주목받은데 이어 이번에도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그룹 내 핵심 경영 방침인 글로벌과 디지털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행장으로 글로벌 경험을 갖췄으며,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점도 강점이다. 다만 지난해 하나은행장으로 선임이 됐기 때문에 남은 임기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박성호 행장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회추위에 이름을 올렸다"며 "금융권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박 행장에 힘을 실어 주는 것 같다. 다만, 아직 은행장의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임기를 채우고 하나은행을 이끄는데 집중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차기 우리은행장이 이르면 다음 주 확정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자추위' 구성한 우리금융…이원덕·박화재·전상욱 3파전

차기 우리은행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구성했다. 자추위는 기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신요환, 윤인섭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추위는 지난달 28일 두 번째 회의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숏리스트 구성원을 확정 지었다. 숏리스트에는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과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 등 3명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재연임' 도전은 막을 내렸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이원덕·박화재·전상욱 3파전이 될 예정이다.

먼저 이원덕 수석부사장은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자 중 가장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손태승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의 사내이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수석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2020년 12월부터 지주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박화재 집행부행장은 1961년생으로 광주상고 출신으로,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임원 가운데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인물로, 여신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일선 영업현장에서 직접 주택금융과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전상욱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거치면서 통계 및 리스크 관련 지식을 쌓았다. 다수의 연구실적과 전문지식을 가진 리스크 관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에서 약 7년간 통화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아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에이티커니, 프로티비티 등 굴지의 컨설팅 기관에서 기업 리스크 관리 모델 개발과 리스크 관리 컨설팅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2011년 우리금융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 2019년 말 우리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로 선임돼 리스크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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