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잇단 승전보…본안소송서 고지 선점하나


IMM인베스트먼트, 공시 의무 사라진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호협력 이행협약을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더팩트 DB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831조9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 말보다도 111조7000억 원(1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519조8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대표 한상원)가 남양유업 대주주와 대유위니아그룹이 체결한 양해각서(MOU)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에서 승기를 쥐었다.

◆ 남양유업-대유위니아그룹 MOU 효력 정지…한앤컴퍼니 '활짝'

29일 IB(투자은행)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6일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 3명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원고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19일 남양유업 대주주 측은 한앤컴퍼니와의 본 소송에서 승리하는 경우 대유에 지분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상태였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같은 해 12월 3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대유위니아그룹과 체결한 '조건부 약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홍 회장 측에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대유 측과의 추가 교섭, 협의나 정보 제공 등을 금지했다. 남양유업(자회사 포함)과 그 임직원으로 하여금 남양유업의 각종 정보나 자료를 제공하는 행위, 파견, 업무위탁이나 협업 등의 방법으로 대유 측이 남양유업의 경영에 관여토록 하는 행위 등을 모두 못 하게 했다. 금지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홍 회장 측이 100억 원의 간접강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승전보를 울린 것은 이번이 3번째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홍 회장 일가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남양유업 주주총회서 홍 회장 측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했고 모두 승소 판정을 받았다.

현재 업계에서는 본안소송인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에서도 한앤컴퍼니가 고점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OU 관련 가처분 신청에서도 한앤컴퍼니가 승기를 쥔 상황으로, 남양유업 대주주와 한앤컴퍼니의 본계약 유효성을 다투는 본안 소송에서도 한앤컴퍼니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홍 회장 측은 가처분 소송 패소에 불복한다며 이의 신청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은 가처분 소송 패소에 불복한다며 이의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 KG ETS 매각 본입찰…현엔 등 빠지고 PEF 간 격돌

KG그룹이 보유한 폐기물업체 KG ETS의 환경에너지·신소재 사업부 매각전이 PEF 운용사 간 대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진행된 KG ETS 환경에너지 및 신소재 사업부 매각 본입찰에는 국내 PEF 운용사인 E&F프라이빗에쿼티(대표 임태호)와 SKS프라이빗에쿼티(대표 유시화)-VL인베스트먼트(대표 박영준)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장된 전략적 투자자(SI)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는 본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숏리스트에 들었던 업체들이 본입찰에서 발을 뺀 까닭은 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KG ETS 사업부 몸값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실패, M&A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KG ETS는 1999년 프랑스 폐기물업체 베올리아가 설립한 곳으로, 2010년 KG그룹이 지분 100%를 인수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46.3%를 보유하고 있는 KG케미칼이다. KG ETS 환경에너지사업부의 2020년 기준 매출액은 684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이다. 앞서 본입찰 참여자들은 최대 5000억 원 중후반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 IMM그룹, 올해 5월 공정위 기업집단 족쇄 풀린다

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대표 지성배·장동우)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IB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5월 공정위가 지정할 공시 대상 기업 집단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지성배 대표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를 매각·정리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5월 PEF 운용사 최초로 IMM인베스트먼트를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IMM을 통해 일부 비금융 계열사를 지배하거나, 직접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왔다. 속옷회사인 씨앤비인터내셔날과 관련해서는 지성배 대표와 장동우 대표, IMM이 보유한 지분을 김장원 씨앤비인터내셔날 대표에게 넘겼다. 아울러 씨앤비인터내셔날은 자회사인 솔트라이트 아이엔씨를 흡수 합병해 법인 실체를 없앴다.

해외 계열사인 아이씨에이코리아는 펀드에 흡수합병시켰다. 지 대표의 친족이 100% 지배하고 있는 신화는 지난해 8월 공정위에 계열 분리를 신청해 받아들여졌다. 지 대표가 지배했던 태양광 업체 솔트라이트아이엔씨 역시 매각했다. 남은 계열사 중 유한회사 IMM이나 제이콥헬스케어는 금융회사로 업종을 바꾸거나 매각해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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