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보험사 금리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당초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가 비교적 저렴했으나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 등으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는 1월 기준 3.33~5.20%로 집계됐다.

생명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최저 3.33%~최고 4.91%로 가장 낮았으며, 푸본현대생명이 3.95%~5.41%, 교보생명 4.01%~5.20%, 한화생명 4.10%~5.00% 순이다. 손해보험사별 평균금리는 현대해상이 3.63%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 3.83%, 농협손보 3.85% 등이다.

반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71~5.21% 수준으로, KB국민은행은 3.71%~5.21%, 하나은행 3.80%~5.10%, 신한은행 3.98%~4.78%, 우리은행 4.15%~4.95%를 제시했다. 최저 및 최고 금리가 모두 보험사보다 높은 것이다.

보험사 주담대 금리 역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 등으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 강화에 맞춰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급격히 올렸다. 이에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반면, 보험사들은 은행에 비해 대출금리를 소폭 올리는 데 그쳤다.

여기에 보험사 주담대 한도가 은행보다 높은 점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은행은 이 비율이 40%로 제한되는데 2금융권은 50%로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를 제공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상호금융, 보험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5조9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전년(11조5000억 원)의 3배를 웃돈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규제로 은행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사 금리가 역전했다"며 "대출 수요자들이 보험사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러한 금리 역전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플랫폼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은행과 보험 등 2금융과의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늘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전체적인 금리 (수준이) 역전이 된 건 아니고 특이한 경우로서 금리 역전이 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은 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