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혼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당분간 이어질 변동성은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2%를 훌쩍 넘어섰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FOMC는 조만간 연방기금금리의 목표범위를 상향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 상황 개선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로 동결했다.
연준의 성명 이후 국내증시는 커다란 낙폭을 보이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37포인트(-1.79%) 하락한 2660.87을 나타내고 있다. 기관이 1조7000억 원 이상 사들였지만 외국인 역시 1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하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 역시 6000억 원 가량 순매도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약 14개월 만에 장중 2700선을 내줬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6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파란불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시각 전일 대비 19.66포인트(-2.23%) 내린 862.43을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역시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전자(-0.95%)는 1%가량 빠지며 7만2000원선까지 미끄러졌다. SK하이닉스(-2.13%), 네이버(-1.12%), 삼성바이오로직스(-4.10%), LG화학(-4.97%), 삼성SDI(-4.74%), 현대차(-0.79%), 카카오(-2.76%)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하락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위험회피 태도를 취한 뉴욕 증시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64포인트(-0.38%) 내린 3만4168.0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6.52포인트(0.15%) 하락한 4349.9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82포인트(0.02%) 오른 1만3542.12에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 전문가들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연준이 실물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언급한 부분은 다행스럽다"며 "실물경제가 견조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통제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월 FOMC가 증시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악재의 선반영 수준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단기 급락(언더슈팅) 영역에 들어가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대해서도 당분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시각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정책 기조는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가 고점 이후 11% 하락해 단기 급반등은 어려워도 추가 급락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를 둘러싸고 악재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시장을 달래려는 의지가 표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에도 애매하다"며 "연준이 긴축 입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부담이 있다. 공급망 해소 시점 지연, 유가 상승 등으로 반등 폭은 제한적이고 변동성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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