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겠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2기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준법위 구성은 이미 완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준법위 구성 과정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은 만큼, 임기가 본격 시작되면 이재용 부회장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만나 준법위 향후 활동에 대한 의견을 적극 경청하겠다는 것이다.

준법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 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했다. 그동안 1기 김지형 위원장을 중심으로 외부 독립기구로 활동하면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관계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했다.

준법위 2기 체제는 다음 달 5일 출범한다. 이날 간담회는 공식 출범을 앞두고 2기의 방향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찬희 신임 준법위원장은 "준법위 2기는 1기의 성과와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삼성 내부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준법경영 문화가 기업 내부에 뿌리 깊게 정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준법위 2기는 대국민 사과·무노조 경영 폐기·4세 경영 승계 포기 등의 성과를 낸 1기에 이어 △인권 중시 준법경영 확립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정착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찬희 위원장은 "인권이 침해되는 어떠한 위법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는 동시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한 잣대로 원칙대로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비재무적 요소에 중점을 두는 ESG 경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이찬희 위원장은 2기 핵심 과제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이찬희 위원장은 "현재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이다. 지배구조 개선은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지배구조 개선은 거시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최고경영진이나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주주인 국민이 삼성의 실질적 주인으로 대우받는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도록 철저한 준법감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 범위에 대해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해소 등) 수직적 관계뿐만 아니라 수평적 관계까지 모든 지배구조를 포함해 국민 눈높이에서 올바르지 않은 것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준법위가 직접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권한에 맞지 않지만, 올바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권고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찬희 위원장은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준법위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 준법위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 관계에서 관계사들의 준법감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준법감시인 또는 준법지원인, 컴플라이언스팀 등과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며 "시민단체 등 다양한 외부의 의견도 경청하며 대립이 아닌 상생 발전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찬희 위원장은 준법위 2기 구성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1기 김우진, 성인희 위원은 연임됐고, 원숙연 위원은 남은 임기를 2기에서도 이어간다. 신임 위원은 권익환 전 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성혜 전 하남경찰서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 등이다.

이찬희 위원장은 "준법위 2기는 업무의 연속성, 준법경영의 전문성,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골고루 반영하는 보편성 등을 고려해 구성했다. 남녀 위원의 비율, 연임과 신임 위원의 비율을 동일하게 구성했으며, 위원장 중심의 준법위가 아니라 모든 위원 발언의 무게가 평등한 준법위를 지향하면서 연령 역시 위원장을 기준으로 노소가 균등하게 분포되도록 추천했다"며 "다만 위원회의 운영과 의사결정에 있어 완전히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회사 내부 위원은 1기와 마찬가지로 한 분(성인희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만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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