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테일러메이드 리파이낸싱에 웃는 F&F·배아픈 더네이쳐홀딩스


맘스터치 상장폐지 배경에 쏠리는 시선…진짜 속내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글로벌 3대 골프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금융의 리파이낸싱(차환)에 나선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더팩트 DB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831조9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 말보다도 111조7000억 원(1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519조8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 PE·대표이사 정진혁)가 글로벌 3대 골프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금융의 리파이낸싱(차환)에 나서면서 에쿼티 투자자들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 센트로이드PE '골프 투자' 성공…리파이낸싱 소식에 에쿼티 투자자 '함박웃음'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 PE는 최근 리파이낸싱 작업에 들어갔다. 대상은 테일러메이드의 7억1000만 달러(약 8400억 원) 선순위 대출과 2억2000만 달러(2600억 원) 중순위 인수금융이다.

이는 지난해 8월 테일러메이드 인수 후 반년만이다. 센트로이드 PE는 지난해 테일러메이드를 17억1000만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했다.

센트로이드 PE는 테일러메이드의 실적 성장세 등을 높게 평가한 미국 글로벌 증권사들이 먼저 리파이낸싱 제안을 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테일러메이드의 실적 성장 등을 확인한 미국 현지 글로벌 증권사들이 먼저 리파이낸싱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기관 중심으로 이뤄졌던 대주단이 국내 및 해외투자자로 전면 교체될 전망이다. 리파이낸싱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는 미국 JP모간을, 공동 주선사에 모간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를 선정했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며 인수금융 금리를 200bp가량 낮추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200억 원가량의 금융비용을 절약한다.

앞서 센트로이드 PE가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1조2500억 원 규모의 조달 금리는 5% 중반대였다. 그러나 이번 인수금융 조달로 금리를 3% 중반대까지 낮추게 됐다. 연간 100억~200억 원의 이자 비용 절감이다. 이는 전 품목의 판매율 증가에 따라 2020년 대비 매출 50% 신장 등이 가져온 결과다. 올해도 주문 누적 등으로 견고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최대 수혜자로는 에쿼티 투자자인 F&F와 새마을금고가 꼽힌다. 업계는 센트로이드 PE가 인수금융과 메자닌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 시 에쿼티 투자자들이 최대 4배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골프시장 호황 등으로 에쿼티 투자자의 성과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테일러메이드의 에쿼티 투자자는 전략적투자자(SI)인 F&F와 앵커투자자(LP)인 새마을금고다. 투자 당시 고밸류에이션이라는 지적에도 '통 큰 투자'를 감행해 인수 6개월 만에 막대한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수익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업계 예상보다 빨리 나타난 성과에 테일러메이드 M&A 문턱까지 센트로이드 PE와 함께 갔던 더네이쳐홀딩스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센트로이드 PE는 테일러메이드의 인수·합병(M&A) 진행 과정에서 더네이쳐홀딩스를 최종 SI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더네이쳐홀딩스는 이번 투자의 후순위 지분(에쿼티) 투자에 참여해 약 1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더네이쳐홀딩스 측의 투자 철회로 인해 막판에 F&F로 재선정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당시 "SI 선정을 철회하고 센트로이드 PE는 출자확약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돌연 밝혔다. F&F는 더네이쳐홀딩스보다 훨씬 큰 금액 지원에 나서며 업계 예상을 웃도는 투자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통큰 베팅'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햄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의 최대주주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내달 15일까지 진행한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맘스터치 제공

◆ 맘스터치 상장폐지, 케이엘엔파트너스의 '엑시트' 염두한 묘수?

햄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의 최대주주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내달 15일까지 진행한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공개 매수 가격은 주당 6200원이며, 수량은 1608만7172주다. 공개 매수에 들어가는 자금 중 730억 원은 6.85% 금리로 차입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자발적 상장폐지를 원하는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 95% 이상을 확보하도록 권고된다.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 매수가는 시가보다 높게 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 측에서는 "경영 활동의 유연성과 의사 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상장폐지 결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IB업계에서는 맘스터치가 자진 상폐에 나선 배경 중 하나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수월하게 매각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9년 케이엘앤파트너스(대표 김동전)는 한국에프엔비홀딩스를 설립해 맘스터치(구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인수했다.

업계에선 케이엘앤파트너스가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운 뒤 경영권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부터 500억 원규모 외식 브랜드 M&A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M&A와 경영권 재매각을 염두에 뒀다면 비상장사로 전환해 소액 주주들의 개입 등을 줄이는 등 움직임을 가볍게 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스틱, 뮤직카우 3대주주 등극…유니콘 가려낸 '선구안'

IB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대표이사 곽동걸)는 최근 뮤직카우에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 지분을 여러 개로 쪼개 낮은 가격에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투자는 뮤직카우가 발행하는 1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뮤직카우 계열 특수목적법인(SPC)인 뮤직카우에셋에 1000억 원을 투자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뮤직카우에셋은 저작권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뮤직카우가 지난해 말 별도로 설립한 법인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스틱은 뮤직카우의 3대 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스틱은 뮤직카우의 투자 후 기업가치를 8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여덟 배로 뛴 수치다. 뮤직카우는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며 1000억 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틱은 뮤직카우의 독창적인 사업모델과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8년 1만여 명에 불과하던 뮤직카우 회원 수는 지난해 말 90만 명을 돌파했다. 원하는 가수의 음원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자산과 달리 사회·경제 이슈에 따라 시세가 크게 요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거래액과 실적 성적표를 통해서도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누적 거래액은 같은 기간 1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4.5배 늘어난 4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pk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