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았던 저축은행 업계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업계는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 등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유가증권 자산은 총 1조9337억 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1조561억 원)에 비해 8776억 원 증가했다. 이는 불과 한 해 만에 무려 83% 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가증권 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으로, 2020년 같은 기간(2654억 원)보다 5147억 원 늘어난 7801억 원의 유가증권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자산에서 6.62%(3.15%↑)를 차지한다. SBI저축은행도 7688억 원의 유가증권 자산을 보유했다. 2020년 3분기(6415억 원)보다 1273억 원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93%로 2020년(5.9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641억 원의 유가증권 자산을 보유했다. 이는 2020년(394억 원) 보다 1247억 원 늘어난 수치며, 자산 비율은 2.70%(1.73%↑)를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각각 1129억 원과 1078억 원의 유가증권 자산을 갖고 있다. 각각 같은 기간 690억 원, 419억 원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각각 1.88%(0.62%↑), 1.97%(0.29%↑)로 늘었다.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가 수익다변화에 힘쓰는 이유는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로 이자이익 확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부터 저축은행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기존 90%에서 65%로 축소되며,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도 지난해 21.1%에서 올해 10.8~14.8%로 크게 줄어든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증대하면서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유가증권 자산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며 "규정 한도 내에서 수익증권과 회사채, 지분투자 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는 곳은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뿐이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17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46억 원) 대비 13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도 129억 원보다 124억 원 오른 253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도 2020년(1억 원)보다 10억 원 더 벌어드려 11억 원의 수익을 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큰 성장률을 보였지만, 아직 규모 자체가 작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20억 원의 유가증권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9억 원)보다 19억 원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도 34억 원에서 25억 원 줄어든 9억 원을 기록했다.
앞선 관계자는 "저축은행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성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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