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는 84달러 목전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원유 공급 부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수요 위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3% 이상 급등했다. 특히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마저 종가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산 원유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염려된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82%(2.99달러) 상승한 배럴당 81.2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2개월 만에 최고가다 종가기준으로 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하루 전인 10일에는 0.8% 하락했다.
같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3.46%(2.80달러) 오른 배럴당 83.6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원유의 공급 부족 지속과 오미크론이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덕분에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 플러스(+)는 2월부터 하반기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함에 따라 수요 증가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여력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OPEC+는 필요시 즉시 증산할 능력이 부족하다. OPEC+는 달마다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했지만 어느 달도 그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12월의 경우 OPEC 회원국들이 증산할 할당량은 25만3000배럴이었지만 실제 증산량은 단 7만 배럴에 그쳤다고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달러약세도 유가상승에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국제원유는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반대로 올라간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12일 나올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이날은 달러가치가 하락했다.주요 6개국 통호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5.60으로 전날에 비해 0.41% 내렸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경제에 낙관론을 불어넣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오미크론이 주는 경제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오미크론 보조금으로 향후 분기 경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기관인 미국에너지정보청(EIA)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를 통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61만 배럴 증가해 2023년에는 하루 평균 1241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9년에 기록한 1230만 배럴을 웃도는 것으로 역대 최대다. EI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 규모가 2023년에 2890만 배럴까지 증가하면서 2021년의 2630만 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주요국이 경제봉쇄를 단행하지 않는 것과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의 생산차질도 유가를 떠받쳤다.
또한 미국 석유협회(API)의 원유통계도 원유재고량이 약 200만 배럴 감소했음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상승에 힘을 보탰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CNBC에 "여러 가지 사실의 조합 즉 수요가 예상보다 더 견실해질 것이라는 점과 OPEC의 공급이 수요만큼 신속하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외환회사인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분석가는 "오미크론은 델타변이 만큼 막대한 손해를 끼치지 않았으며 결코 그럴 수 없을 수도 있어 세계 경제 회복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