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G 주파수 경매 결정…SKT·KT "LGU+에 특혜, 추가 조건 부과해야"
[더팩트|한예주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을 놓고 통신 3사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LG유플러스가 요청한 5G 3.4~3.42㎓ 대역의 20㎒폭 할당 계획을 이달 확정하고 내달 계획 공고·신청접수·경매를 추진하면서다.
SK텔레콤과 KT는 추가 할당 자체가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LG유플러스는 통신사 간 네트워크 품질을 대등하게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5G 주파수 할당관련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고 5G 주파수 20㎒ 폭을 추가 할당하기 위한 계획안을 공개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작년 7월 5G 3.4~3.42㎓ 대역 주파수 가운데 20㎒폭에 대해 추가 할당을 요구했고, 과기부는 전문가 연구반 운영을 통해 지난달 3일 통신사에 추가 할당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례 경매를 통해 배정되는 주파수에 대해 통신사의 직접 요구로 추가 할당이 결정된 최초 사례다.
2011년 주파수 경매제 도입 이후 매번 주파수 할당에는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해 1개 이상 대역을 확보해왔다. 지난 2018년 5G 서비스 시작 당시엔 경매에 나온 280㎒ 폭을 두고 SK텔레콤과 KT가 100㎒ 폭을 각각 1조2185억 원, 9680억 원에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나머지 80㎒ 폭을 8095억 원에 낙찰받았다.
과기부는 이번 추가 할당으로 국민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고 전파자원 이용 효율성과 시장경쟁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주파수를 원하는 실질적인 수요자가 사실상 LG유플러스 한 곳이라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쓰고 있는 대역(3.42㎓~3.5㎓)은 추가 할당될 대역(3.4~3.42㎓) 20㎒ 폭과 바로 맞닿아 있어 무리한 투자 없이 주파수 대역 확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추가할당 대상 주파수도 LG유플러스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KT도 이번 추가 할당 경매에 참여할 수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인접 대역이라 장비조정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타 통신사에서 해당 대역을 사용하려면 주파수를 묶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 기술을 이용해야한다. 해당 장비 개발 등에 드는 비용은 수조 원 규모이며, 기간만 최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각 사업자 별 주파수는 SK텔레콤의 경우 인당 약 11.0㎐, KT는 약 16.9㎐, LG유플러스는 약 18.6㎐로 LG유플러스가 가장 많고 여유가 있다"며 "특정 사업자에게만 유리한 이례적인 주파수 공급에 따른 경쟁 왜곡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조건 부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KT 관계자 역시 "이번 독점 할당만으로 추가 구축과 노력 없이 수도권에 현격한 속도 격차 우위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특정 사업자에게만 일방적인 혜택으로 타 통신사 고객 등에게는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며 "LG유플러스에 20㎒ 할당을 할 경우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할당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LG유플러스 측은 가입자들의 편익을 위해 5G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주파수 할당 추진이 이뤄져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할당 대상 주파수는 어떤 회사가 할당을 받아 가더라도 이용자와 5G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주파수의 적시 공급은 주파수의 이용효율을 높이고 이용자 편익증진에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경매의 경우 동시오름 입찰과 밀봉 입찰의 혼합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50라운드로 구성된 다중라운드 오름 입찰을 1단계로 진행한다. 이후 1단계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50라운드에 도달할 경우 밀봉 최고가 입찰자가 최종 낙찰자가 되는 방식이다.
이번 20㎒ 폭 주파수의 최저경쟁가격은 과거 경매 대가를 고려해 산정한 1355억 원에 가치 상승요인을 더한 금액이다.
추가 할당 경매의 변수는 결국 복수의 통신사가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가를 높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LG유플러스의 단독입찰이 유력하지만 SK텔레콤과 KT도 경매 방식과 최저 가격 등 구체적인 안이 결정되면 경매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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