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범띠 CEO' 열전…2022년 이끌 주인공 누가 될까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유통업계 호랑이띠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의 모습. /각사 제공 /각사 제공

롯데·신세계·현대 '범띠 CEO' 다수 포진…식품·패션뷰티·면세 등 주요 사업 담당

[더팩트│최수진 기자] '검은 호랑이의 해'로 불리는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유통업계의 호랑이띠 최고경영자(CEO)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대기업 3사 모두 범띠 CEO를 앞세워 올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이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유통업계, '1962년생 범띠 CEO' 다수 포진…이영구·이길한·장호진 등

1일 업계에 따르면 임인년 새해를 맞아 범띠 CEO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임인년은 육십간지 중 39번째로, 임(壬)이 흑색, 인(寅)은 호랑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2022년을 맞는 범띠 CEO의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에는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사장)가 대표적인 범띠 CEO다. 이영구 사장은 1962년생으로, 올해 60세다. 이 사장은 숭실대 산업공학을 졸업한 뒤 1987년 롯데칠성으로 입사해 34년간 롯데칠성에서만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이 사장은 롯데의 평사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롯데그룹 식품비즈니스유닛(BU)장으로 올라서며 롯데그룹의 식품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헤드쿼터 체제가 도입되면서 식품군의 총괄대표로 올라섰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부사장)도 1962년생이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입사했다. △롯데쇼핑 여성패션부문장(2009년) △롯데쇼핑 마케팅부문장(2011년) △롯데 대홍기획 대표(2016년)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롯데면세점을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에는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대표 범띠 CEO로 꼽힌다. 이 대표 역시 1962년생으로, 올해 60세가 됐다. 진주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한 인물이다.

이후 호텔신라(2008년), HDC신라면세점(2015년) 등을 거치고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왔다. 이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근무한 지 1년 만인 2018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의 대표로 올라섰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패션부문 대표까지 겸직하는 총괄 대표이사로 올라서게 됐다.

현대에는 범띠 CEO가 대거 포진됐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사장)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부사장) 등 3명의 범띠가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공통점으로는 3인 모두 현대그룹 또는 현대 계열사로 입사한 정통 현대맨이라는 점이다.

1962년생 장호진 사장은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한 '현대맨'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현대홈쇼핑 관리담당 이사,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 등을 거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내부에서 장 사장에 대한 신뢰는 큰 편이다. 장 사장이 기획·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그가 맡은 대부분의 사업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해서다. 현대그린푸드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 2010년부터 장 사장이 현대그린푸드 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고, 이후 연간 영업이익은 △555억 원(2010년) △642억 원(2011년) △772억 원(2012년) 등으로 크게 늘어났고, 매출은 9932억 원(2010년) 수준에서 1조9659억 원(2014년) 수준으로 급증했다.

윤기철 사장도 196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현대백화점으로 입사했다. 이후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과 기획담당, 목동점장,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리바트 사장으로 승진, 현재는 리빙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리바트를 총괄하고 있다.

이재실 대표는 숭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33년간 현대에서만 근무해왔다. 이후 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 무역센터점장, 판교점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면세점 사업 총괄로 승진했다.

이들 범띠 CEO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악화된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복합쇼핑몰 모습. /한예주 기자

◆ 범띠 CEO 주요 과제는…코로나19 악재 딛고 반등 성공할까

이들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소비 위축과 경기침체 등으로 유통업계의 상황이 악화된 만큼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이 올해 맡은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영구 사장이 담당하는 식품 업계에서는 △야외활동 감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재택근무 장기화 등으로 초콜릿, 껌, 캔디 등 건과 부문의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실제 롯데제과는 국내 건과 매출이 부진하고, 해외 법인은 환율 영향에 따른 변화가 확대되는 상황에도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캔, 페트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이길한 대표가 맡는 패션뷰티 사업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어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강화로 소비자들의 대외활동이 줄어들면서 패션시장이 침체되고 있다. 실제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국내 패션시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시장 규모(금액 기준)는 전년 대비 3.2% 하락한 40조3228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 시장의 양극화로 고가의 해외 패션 사업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국내 패션 브랜드 사업의 부진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코스메틱 부문의 실적 개선은 자체 브랜드의 성장과 면세 업황의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이갑 대표와 이재실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면세시장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 중 하나로, 지난 2년간 업황이 크게 악화된 바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공개한 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산업 총 매출은 1조76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9867억 원)보다 크게 회복됐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 매출(2조2881억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유통시장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사업이 악화됐다. 올 하반기 백신 도입으로 일상회복을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수로 여전히 회복 속도는 더디다. 올해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거나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만큼 올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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