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매매 어렵고 환차익 따른 실제 수익 달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증권사마다 고객 유입을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는 실시간 매매가 어려운 점과 증권사별로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다른 점 등이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한다.
소수점거래는 주식을 주(株)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로 매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동안은 상법상 주식불가분의 원칙 및 온주(온전한 주식 1주) 단위로만 거래될 수 있는 증권거래·예탁결제 시스템에 의해 국내에서는 해외주식의 소수점거래가 불가했다.
그러나 지난 9월 금융위원회가 국내 및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를 전면 허용하며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했던 소수점 거래가 업계 전반에서 가능해지게 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5개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이달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존 서비스를 제공 중이던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까지 총 5곳이다. 대신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연내 서비스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미래에셋증권도 내년 상반기 중 관련 서비스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소수점거래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1주당 가격이 높은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춰짐으로써 해외주식 투자 고객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주당 가격은 3400달러(한화 400만 원), 알파벳은 2800달러(300만 원)선이다.
소수점 거래 수수료는 절차의 복잡성 등에 의해 일반 해외주식 거래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 이에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환율 우대 등의 혜택 제공으로 고객잡기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관련 주문금액 1만 원 이하인 거래에 대해 월 10건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 중이다.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고 해외주식 거래를 하면 해외주식 1주를 제공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은 연말까지 소수점 주식 거래 약정을 한 개인고객 선착순 15만 명을 대상으로 2달러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 10주를 거래하면 에어팟프로와 해외주식 상품권 등을 추첨을 통해 지급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한편, 증권사마다 혜택이 다양하지만 실상 투자자가 따져봐야 할 요소가 다소 존재한다. 특히 높은 수수료로 인해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 1000원어치를 사고 이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낼 수도 있다. 이 외에 실시간 매매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 환차손에 따른 실제 수익변동이 있음을 따져봐야 한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는 실제 체결 가격이 매매를 생각했던 가격과 다를 수 있다. 0.1주를 주문해도 실상 여러 투자자의 소수단위 매매주문을 취합해 온주인 1주가 되면 매매가 이뤄지기에 매매 시점과 체결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매매와 실제 체결시점이 달라지면 가격뿐 아니라 물량 역시 달라져 실제 배정받는 주식 수량이 변동될 수 있다.
또한 증권사별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상이할 수 있어 이를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회사마다 주문방법, 최소 주문 단위, 주문 가능 시간, 가능한 주문 경로(MTS)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해외주식은 국내 공시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투자관련 정보 취득이 제한적임에도 유의해야 한다. 수수료와 환율에 따라 실제 손익이 예상과 달라질 수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가 무료거나 0.05~0.01% 수준인 것과 비교해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는 0.25%수준으로 비싼 편이다"며 "해외주식 투자인 만큼 수수료와 환차익에 따른 실제 수익과 손실을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