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차례로 만난 최태원 "규제의 틀, 바뀌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장·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건의집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을 전달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여야 대선 후보 간담회 마무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여야 대선 후보를 차례로 만나 차기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규제 개혁'을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장·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기업들의 성장에 필요한 세 가지 당부를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먼저 미래 성장을 위한 성장 포텐셜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 산업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달라"며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을 국가가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면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발판이 돼 미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또 경제안보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국방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안보도 중요하다"며 "경제안보를 위해 제도 개선, 글로벌 협력 등 경제안보 전략을 갖고 안보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최태원 회장은 '규제 개혁'을 당부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기업의 창의적 활동과 혁신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낡은 법 제도의 대대적 개혁을 건의한다. 현행법은 할 수 있는 것만 규정하는 포지티브형 규제 형식이다. 앞으로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생각에서 규제의 틀이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물론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는 것은 기업들도 다 알고 있다. 한꺼번에 바꿔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형태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10일 진행된 대한상의 회장·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만났을 당시에도 기업 규제 관련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경제계를 대표해 여야 대선 후보 모두에게 규제 개혁을 요청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재명 후보에게 "규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서 기업 활동이 훨씬 더 잘됐으면 한다"며 "규제를 하지 말아달란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규제가 필요할 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장 포텐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의 요청에 여야 대선 후보 모두 화답했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전체적인 규제의 틀, 전체적인 법 체제의 개혁을 이뤄낼 생각"이라며 "자본시장법이나 건설업법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국민 안전과 관련되는 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네거티브 행위 규제로 제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정부의 역할은 기업의 창의와 혁신,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 자유롭게 될 수 있도록 자문해주는 역할이라 본다"며 "규제라 하는 건 나쁜 측면으로만 볼 게 아니고 시장의 독점 폐해를 제거하거나 시장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좋은 규제는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반면 창의와 혁신을 가로막는 관료적 규제는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두 후보 모두에게 경제계의 요구사항이 담긴 건의집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을 전달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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