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베지가든 레스토랑 내년 4월 오픈
[더팩트|문수연 기자] 농심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대체육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농심은 이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의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내년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할 예정이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이다. 농심이 그간 베지가든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 전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농심이 대체육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데는 성장하는 대체육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 25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도 증가하며 올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15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도 밝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 원에서 올해 6조1900억 원으로 커졌으며, 2023년엔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농심은 지난 1월 올해부터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하며 온오프 판매채널 확대와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특히 농심은 시장 선점을 위해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는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낸다.
농심은 베지가든 레스토랑에도 이를 활용해 개발한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치즈 퐁듀 플래터', '리가토니 라구', '가지 라자냐', '멕시칸 타코 랩',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등 5종이다.
농심은 "기존 개인이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은 식재료의 수급과 신메뉴 개발의 한계점이 있었지만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원재료부터 요리까지 모두 농심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메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농심뿐만 아니라 대체육 시장 성장세에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독자기술을 통해 개발한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활용해 스타벅스에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하는 성과를 얻었으며, 신세계푸드는 호텔, 자동차, 패션, IT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대체육 경험 늘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차세대 식품소재 시스테인(L-Cysteine)이 북미 지역 최고 권위의 비건 인증을 받은 가운데 대체육을 비롯한 미래 식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롯데푸드는 지난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트 제로미트'를 자체 개발해 출시했으며, SPC삼립은 지난달 SK주식회사와 '미래 푸드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첫 번째 프로젝트로 미국 발효 단백질 선도 기업인 '퍼펙트데이'와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는 '미트리스팜' 등 푸드테크 기업과의 사업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040년 대체육 비중이 전 세계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건 식품이 세계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