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전환 인사에 무게…김형 대우건설 대표 교체설 '솔솔'
[더팩트|이민주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제2의 창업을 공언한 가운데 업계는 주인이 바뀐 대우건설에 '대표 교체' 등 인적 쇄신이 단행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중흥그룹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 대상주식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이며, 인수가는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중흥그룹은 지난 5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10월 실사작업을 마무리했다.
정창선 회장은 체결식에서 '새로운 대우건설의 도약'을 위한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의 인수는 저에겐 평생의 꿈을 이뤄가는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저는 이제ᅠ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우건설 실사 과정을 통해 사업 부문과 관리 부문의 견제와 통제, 사업 확대나 투자 의사결정의 어려움 등 많은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발견했다"며 "동시에 엄청난 저력과 성장 잠재력도 확인했다. 대우건설을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우수한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수 후 통합과정(PMI)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조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교체설이 제기된다.
김형 대표는 지난 2018년 6월 취임해 대우건설을 이끌고 있다. 1956년생인 김 대표는 삼성물산에서 시빌 사업부장, 포스코건설 글로벌 인프라 본부장 등을 역임한 외부 출신 인사다.
대우건설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김 대표를 재신임(연임)했으나 기존 '독자 체제'에서 정항기 대표와의 투톱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대우건설 측은 '재무통'으로 알려진 정항기 대표를 매각 프로세스에 대응토록 하고 김형 대표가 사업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창선 회장이 능력 위주의 발탁과 내부 승진 보장을 약속한 만큼 부사장 등 내부 인사를 발탁해 승진시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창선 회장은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전략 아래 △핵심가치(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의 고양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 △내부승진 보장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 △독립경영 및 임직원 고용 승계 보장 등을 공언한 바 있다.
정창선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부회장도 차기 대우건설 사장을 내부에서 승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SPA 체결식날 "차기 사장 승진은 내부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표는 산업은행에서 앉혀놓은 인사인 만큼 (대표 교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인수 직후 외부에서 대표를 낙점할 경우 잡음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본부장 내지 부사장급 이상 고위급을 중심으로 내부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따라 재계 서열 21위로 '퀀텀 점프'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 원으로, 47위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포함이 임박한 상황이다. 대우건설 인수 후 자산총액은 19조540억 원으로 재계 서열 21위 수준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순위도 톱3를 넘보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6위, 중흥토건 15위, 중흥건설 35위다. 업계는 3곳이 합쳐지면 삼성물산(1위), 현대건설(2위)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