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투 투자자에 1680억 원 가지급 결정…충당금에 3Q 순익 446억 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3분기에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실적에 치명타를 입었다. 현재 젠투(Gen2)펀드 등에 따른 추가적인 손실금 반영으로 악영향이 예상되면서 구체적인 손실 반영 시기를 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3분기 실적에 사모펀드 손실 관련 추가 비용을 인식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이 밝힌 실적발표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일부 상품에 대해 829억 원 가량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환매 중단으로 1조 원 규모의 피해를 낳은 젠투 펀드 등에 대한 대처에 나서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젠투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40%를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투자금 4200억 원의 40%인 1680억 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젠투펀드는 홍콩 소재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가 만들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던 채권형 펀드다. 젠투 측은 지난해 7월 도래한 펀드의 만기를 1년 연장한다고 판매사들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후 젠투 측은 올해 7월로 연장된 만기가 또다시 도래하자 환매 중단 기간을 내년 7월 2일까지 재연장한 상태다. 환매가 연기된 펀드 규모는 1조125억 원이며 신한금융투자는 가장 많은 규모인 4200억 원어치를 팔았다.
젠투 펀드 가지급 결정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사모펀드 사태 해결에 있어 부담이 가중됐다.
우선 3분기에 일부 가해진 충격만으로도 신한금융투자에는 치명타였다. 3분기 줄줄이 기록적인 실적을 낸 증권사들 사이에서 홀로 크게 뒤쳐졌기 때문이다. 3분기 순이익은 상위 10개사(자기자본 기준) 중 가장 낮은 금액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미래에셋증권 3398억 원 △한국투자증권 6209억 원 △NH투자증권 2147억 원 △삼성증권 2682억 원 △KB증권 1689억 원 △하나금융투자 1335억 원 △메리츠증권 1912억 원 △신한금융투자 446억 원이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까지 KB증권과 실적면에서 앞다투는 경쟁을 벌였지만 3분기들어 지난해 동기 순이익인 1275억 원 대비 65% 하락하며 크게 밀렸다.
KB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1689억 원으로 신한금융투자가 기록한 446억 원 대비 4배 가까이 앞섰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 각각 3772억 원, 3228억 원을 기록해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3분기 누적 순이익에서 각각 5433억 원, 3675억 원을 나타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업계에선 젠투 펀드 관련 손실을 비롯한 충당금이 4분기에 추가 반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 실적 관련 전망을 내놓으며 "당 분기(3분기) 신한금융투자의 불완전 판매 관련 고객 분쟁상품에 대한 충당 부채가 영업외 손실로 829억 원 반영됐으며, 문제가 된 상품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4분기에도 추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주 측에서도 4분기 반영에 대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월 26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지주에서는 공고한 고객보호와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4분기에도 추가적인 현실 인식이 있을 수 있다"며 "젠투펀드는 고객 보호 차원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일부 금액을 가지급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논의됐고, 4분기에도 투자상품에 대한 일부 손실 인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젠투 펀드 가지급이나 향후 보상금액이 우선 결정한 40%를 넘어선다면 실적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젠투 펀드 투자자들은 현재도 신한금융투자 측에 가지급 비율 상향 조정을 요구 중이다.
손실금 반영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반영 시기는 알 수 없다"며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회사차원에서 다방면으로 고객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