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유한책임원칙 위배…재산권 침해 우려 높아"
[더팩트|윤정원 기자]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 적용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제2차 납세의무의 국제적 비교 및 시사점-과점주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외국의 제2차 납세의무제도는 법적정당성이 명확하고 제3자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정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실이나 조세회피 우려가 없는 경우에도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한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은 국내 규정처럼 과점주주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기타 제2차 납세의무의 성립에도 고의·중과실을 요구하거나 사기적 양도로 볼 수 있는 등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한다. 일본도 불법행위이거나 받은 이익을 한도로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한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과점주주에 대해 과도하게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과점주주에 대한 과도한 제2차 납세 의무로 인해 비상장 소규모법인을 운영하면서 발행주식을 대부분 보유할 경우 폐업 시 사업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신생기업 1년 생존율은 63.7%, 5년 생존율은 31.2% 수준이다. 아울러 기업은 대부분 세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폐업하고, 최대 148%의 체납세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부연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제도는 주주 유한책임원칙에 위배되고 주주의 재산권 침해 우려가 높으므로 법적정당성이 갖춰진 상황에만 책임을 지워야 한다"며 "현행 제도상 법인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점주주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시행령에 규정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과세관청의 형식적이고 행정편의적인 입증행위로 납세자의 정신·재산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과세관청에 충분한 입증책임이 지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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