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오리온·롯데제과, 1위 경쟁 더 치열해진다

오리온은 이승준 한국 법인 사장을 대표이사 겸 글로벌연구소장으로 내정했다. /오리온 제공

오리온, 지난해 매출 2조2304억 원…롯데제과 꺾고 제과업계 1위

[더팩트|문수연 기자]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파격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제과업계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최근 2022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오리온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롯데제과를 제치고 제과업계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양사의 수장 교체로 제과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먼저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2304억 원, 영업이익 375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2%, 영업이익은 14.7%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국내외 법인 모두 지난 2019년에 이어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롯데제과는 전년 대비 0.8% 증가한 2조7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오리온은 롯데제과를 제치고 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오리온은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6년 만에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 제품 중심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한국, 중국, 베트남 법인의 대표이사를 R&D 전문가와 현지화 전략 실행에 능한 임원들로 신규 내정 및 선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한국 법인은 이경재 전 대표가 물러나고 이승준 사장이 대표이사 겸 글로벌연구소장으로 내정됐다. 1989년 오리온에 입사한 이 대표는 국내 최고의 식품개발 전문가로서 상품개발팀장, 중국 법인 R&D부문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글로벌연구소장을 맡아왔다.

특히 이 대표는 '꼬북칩', '닥터유 단백질바', '마켓오네이처 오!그래놀라' 등의 히트상품을 잇따라 탄생시킨 주역으로, 글로벌 R&D를 총괄하며 중국, 베트남, 러시아를 비롯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신제품을 지속 선보인 만큼 또 다른 히트 상품 발굴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평가다.

이영구 롯데그룹 사장이 식품군 총괄대표를 맡으면서 롯데제과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제과는 4년간 자리를 지킨 민명기 전 대표를 경질시켰다. 민 전 대표는 고문으로 이동했으며 이영구 롯데그룹 사장이 식품군 총괄대표를 맡으면서 롯데제과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는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GRS로, 이 중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롯데GRS의 경우 적자를 기록했지만 차우철 대표가 취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과 TGIF 매각 등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인정받아 대표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도 1조59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경쟁사 오리온에게 지난해 제과업계 매출 1위를 빼앗긴 것이 민 대표의 경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위 자리를 지키려는 오리온과 탈환을 노리는 롯데제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 대표가 바뀌는 파격 인사가 단행된 만큼 내년 실적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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