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사태수습에 브랜드 이미지 실추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IBK기업은행이 여자프로배구단 내홍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사태 수습 방식 등을 둘러싸고 비판이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의 이미지까지 실추되고 있어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기업은행 배구단)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달 12일 기업은행 배구단 주장이자 주전 세터 조송화 선수가 숙소를 무단이탈했다. 조 선수는 당시 서남원 감독 지도 방식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11월 19일에는 코치 김사니도 아무 통보 없이 선수단을 떠났다.
논란이 일자 기업은행은 팀 내 불화와 성적 책임 등을 이유로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했다. 또한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단장 경질 엿새만인 지난달 27일 기업은행은 감성한 신임단장을 선임하며 각종 논란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내홍 사태와 더불어 후속 대응을 두고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 무단이탈한 코치가 징계 대상자가 아닌 감독 대행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단주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감독 임명권을 들고 있는 구단주 윤종원 행장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탈한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것은 희한한 결정이다", "구단주 직접 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향이 없을 순 없다" 등의 의견이 나온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기업은행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크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인 만큼 이번 구단의 부실 운영에 대해 직접적으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11년 8월 기업은행이 배구단을 창단한 이유도 마케팅 홍보 효과와 함께 '공공기관이 비인기 종목을 지원한다'는 사회공헌적 취지가 깃들여 있었다. 실제 기업은행은 승리 경기 1득점당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사회복지시설에 후원해 왔다.
이외에도 기업은행은 1977년 사격단을 창단, 사격 종목을 지원하는 등 야구, 축구 같은 인기 스포츠 대신 비교적 인기가 덜한 종목에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이렇게 쌓아 올린 기업은행의 이미지가 이번 내홍 사태로 인해 한 번에에 무너진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스포츠계 파벌 논란'에 휩싸이면서 홍보 마케팅에 대한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크다.
윤 행장은 이번 배구단 사태와 관련해 언급이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은행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비인기 종목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왔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스럽다. 더욱 공정하게 구단을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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