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에 마음 무겁다" 이재용, 美 출장 귀국길(영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지난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입국했다. /임영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4일 미국 출장 마치고 김포로 입국

[더팩트|김포=이민주 기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미국 신규 파운트리 투자 결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은 "참 좋은 출장이었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12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용기로 입국했다. 회색 얇은 재킷을 입고 진회색 목도리를 착용한 채 등장한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입국장에 홀로 나타나 질문 세례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보고 회포를 풀 수 있었고, 또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신규 파운트리 투자에 대한 전망에 관해서는 "투자도 투자지만 (미국에서) 우리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인과의 만남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나머지 얘기는 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자리를 떴다. 차량에 타기 전에는 취재진을 향해 "수고하셨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14일 출국한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미국 신규 파운드리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장 부지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가 미국에 한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임영무 기자

이번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HPC,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공장 설립으로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외에도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고 현지 리더들과의 교류했다.

지난 18~19일에는 워싱턴D.C의 백악관을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인물을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위 관계자를 만나 미래 성장 산업과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외국 기업 대표를 개별 초청해 핵심 참모들과 면담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워싱턴 D.C에서 미팅을 마친 후 서부로 이동해 글로벌 ICT 기업 경영진과 만나 미래 전략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일에는 사티아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반도체,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아마존을 방문해 경영진과 인공지능·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 산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22일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경영진과 스마트 혁신 분야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앞선 16~17일에는 바이오 기업인 모더나와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버라이즌의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21일부터 22일까지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곳에서 인공지능(AI)과 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DSA와 SRA는 각각 삼성전자 DS 부문과 세트 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 기지다.

재계에서는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출장을 놓고 '뉴 삼성'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분위기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은 열흘 동안의 출장 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감행하며,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며 '뉴 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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