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사례로 보면 식약처 힘든 싸움될 듯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휴젤에 행정처분을 내린 것을 놓고 무리수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앞서 식약처가 같은 내용으로 메디톡스를 제제했지만 법원은 메디톡스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에서다. 메디톡스의 재판 결과가 자연스럽게 휴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 등 2개 회사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품목을 국내에 판매했다며 해당 품목에 대한 허가 취소와 회수·폐기를 명령했다.
국가출하승인은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생물학적제제에 대해 유통 전에 국가가 제품을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다. 주름치료제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맹독 성분이다. 이 독소 1g으로 100만 명이 죽음에 이를 수 있어 국가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물질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국내에 판매될 경우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수출용일 때는 이 과정이 생략된다. 의약품 안전에 관한 규칙(총리령 제63조)에 따르면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서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 또는 식약처장이 면제한 경우에만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면제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휴젤이 국내 수출업체에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판매한 것을 문제 삼았다. 휴젤은 그동안 도매업체를 통해 보툴렉스를 수출해 왔는데 식약처는 도매업체에 판매한 것도 국내 판매로 본 것이다. 식약처는 "수출용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해당 수입자의 구매 요청서, 전량 수출 증빙 등 입증자료를 통해 수출용임이 증빙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휴젤은 "수출용 제품이 국내 처방되지 않았고 무역업체를 통해 전량 수출됐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식약처의 행정처분 발표 직후 11일 휴젤은 서울행정법원에 제조판매 중지명령 등 취소 및 집행정지 잠정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당일 인용하면서 하루 만에 판매가 재개됐다. 식약처가 휴젤에 내린 행정 처분에 대한 효력은 이달 26일까지 정지된다.
식약처는 휴젤과 같은 이유로 메디톡스에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메디톡스에 보툴리눔 톡신인 메디톡신과 코어톡신 등에 잠정 제조·판매 정지와 회수·폐기를 명령했다. 식약처는 휴젤과 마찬가지로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고 판단했다.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명령 직후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 정지와 회수·폐기 명령에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으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또 대전지법은 식약처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코어톡스 등에 대해 품목허가취소 행정처분을 집행정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식약처가 항고했지만 대전고법은 이를 기각했다. 식약처는 올해 4월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생산과 판매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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