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압력 받는 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가나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사진은 미국 석유메이저 엑슨모빌의 원유생산을 위한 펌프잭. /엑슨모빌

12일 WTI 80.79달러, 브렌트유 82.17달러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국제유가가 미국정부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가능성,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배럴당 80달러를 겨우 넘은 선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SPR 방출 시 유가에 미칠 영향을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최근 강하게 부는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CNBC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98% 하락한 배럴당 80.7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이번 한주 0.6% 떨어졌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 인도분은 0.8% 떨어진 배럴당 82.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번 주에 0.7% 하락했다.

WTI와 브렌트유 둘 다 3주 연속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달러 강세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 방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분석가는 "원유는 조정 모드에 들어갔고 첫 번째 핵심 지지선은 심리상 중요한 배럴당 80달러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플린 선임분석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휘발유와 가스 가격을 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보다 훨씬 크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선임 원유시장 분석가는 "이번주는 유가가 수급뿐 아니라 통화정책, 정부 개입의 영향을 받는 것을 잘 상기시켰다"면서 "금리가 높아지면 달러가치를 올리면서 유가에는 더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리고 내다봤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유와 금 등 상품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반대로 상품 가격은 떨어진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5.12로 전날에 비해 0.06% 내렸지만 강세흐름을 계속 타고 있다.

플린 선임분석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 정부 발표는 뭣이든 가격에는 단기 효과만 내겠지만 그 불확실성 탓에 시장은 조금 물러났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을 요청했지만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하루 증산규모 4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했다. 유가가 계속 오르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SPR 방출 가능성을 흘리면서 산유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옵션이 검토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장에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이 조만간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90년 11월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6.2%를 기록했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에너지는 전년 동월에 비해 30% 올랐는데 그 중에서도 에너지 상품이 49.5%, 에너지서비스가 11.2% 각각 올랐다.에너지 상품 중에서는 연료유가 59.1%, 휘발유가 49.6%가 오르면서 에너지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1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뛴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가 유가 향방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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