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츄리닝 입은 넷플릭스 부사장, 망 사용료 '거부' 고수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사진)이 망 사용료 논란에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넷플릭스 기자간담회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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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한예주 기자]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망 사용료 논란에 대해 "자체 구축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로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협업하겠다"며 지급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4일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인프라 및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계속 책임 있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1조 원을 투자해 '오픈커넥트'를 개발했다"며 "지난해 전 세계 ISP가 오픈 커넥트를 이용해 1조41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현지 파트너와 협업해 윈윈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냈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지급하는 망 사용료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구글에 이어 국내 인터넷망을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해외사업자로 지난해 4분기 기준 트래픽 점유율은 4.8%에 달했지만 망 사용료는 거부해 비판 받아 왔다.

현재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심에서 패소했으나 망 사용료 협상에 응하지 않자 9월 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했다.

국회와 정부는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며 넷플릭스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사진)은 오징어게임 흥행 수익을 국내 제작 참여기업과 추가로 나눌 가능성이 있다고도 시사했다. /넷플릭스 기자간담회 유튜브 영상 캡처

딘 가필드 부사장은 전날까지 방송통신위원회 김현 부위원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원욱 위원장 등을 잇따라 면담하고 자사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넷플릭스의 입장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예정된 면담을 취소했고, 다른 의원들도 망 사용료 의무화를 법제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한국의 입장을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SK브로드밴드와의 망사용 관련 문제를 포함한 국내 혁신기업과의 파트너십 문제 해결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물론 ISP가 오픈커넥트 기술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며 "다만 각 사업자들과 대화를 통해 협의점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 한 자리에서 만나 논의하길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 명이 승자가 되는 '오징어게임'식 방문이 아니다"며 "그저 의견을 나누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고 했다.

'망 사용료가 임법화하면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법 과정에 대해 존중한다"며 "각 국가의 법을 존중하고 법에 따라 활동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는 현재 망 사용료에 대한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세계적으로도 그렇다"고 했다. 망 사용료 부과에 대한 입법 전까지는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오징어게임'의 흥행 수익을 국내 제작 참여기업과 추가로 나눌 가능성이 있다고도 시사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흥행 정도와 관계없이 제작 참여기업이 사전 계약에 명시된 만큼만 수익을 가져간다.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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