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시장 진출…전통 금융사도 디지털 강화
[더팩트│황원영 기자] 디지털보험이 손해보험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플랫폼 공룡인 카카오가 손해보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프랑스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카디프손보) 인수로 맞수를 놨다. 기존 손해보험사(손보사)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등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어 디지털 손보사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앞두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지난달 말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의 최종 허가를 받으면 플랫폼 기업 최초로 보험사를 운영하게 된다. 카카오손해보험(카카오손보) 공식 출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의 경쟁력은 강력한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시하며 출발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을 바탕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 수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3650만명, 2000만명에 달한다. 최근 1년간 카카오페이의 총거래액(TPV)은 85조 원으로 매출액은 지난 2년간 연평균 102%씩 증가했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디지털 손보사도 빠르게 안착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사업계획에 따라 자본금 출자, 물적 설비 구축과 함께 보험 신규사업 인력을 모집해왔다.
신한금융지주는 카디프손보 인수로 디지털 손보사를 출범한다. 앞서 1일 신한금융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카디프손보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카디프(글로벌본사)가 당시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한 뒤 만든 합작 손보사다.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특별한 사업영역을 가졌으며 상품전략, 리스크 관리, 안정적 자산운용 전략이 강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1084억 원, 상반기 순손실 54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스타트업 등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통합 출범한 신한라이프를 포함해 16개에 이르는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손해보험사 1위인 삼성화재 역시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새로운 브랜드인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선보였다. 이를 디지털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 삼성화재 다이렉트를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데이터 분석 및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인별 라이프 스타일에 착 맞는 초개인화된 상품을 제공한다. 보험 피팅 서비스 등 보험 본연의 서비스도 개선된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보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업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모바일 웹에서 업무처리가 가능한 모바일 웹 완결형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에 달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을 통해 디지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캐롯손보)은 퍼마일자동차보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캐롯손보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0.5%로 13개 손보사 중 10위로 도약했다.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지 1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2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내놨다. 퍼마일(Per-Mile)은 주행거리만큼만 보험료를 계산한다는 의미다. 가입보험료만 납부하면, 이후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하여 납부하게 된다. 해당 상품은 올해 5월 20만 건 판매를 달성한 뒤 3개월 만에 30만 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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