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철수에 나홀로 남은 SC제일…생존전략 모색 분주

지난 25일 한씨티은행이 단계적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외국계 은행 중 SC제일은행이 나홀로 소비자금융 부문을 영업하게 됐다. /더팩트 DB

역대급 명예퇴직에 점포 최적화 진행

[더팩트│황원영 기자]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씨티은행)의 운명이 엇갈렸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한 반면, SC제일은행은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영위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으로 남게 됐다. SC제일은행이 조직 슬림화와 자산관리(WM)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25일 씨티은행은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밝혔다. 2004년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이 된 지 17년 만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6개월간 자산관리를 비롯해 여·수신,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을 분리 매각하려 했으나 높은 인건비 등으로 불발됐다.

씨티은행의 청산 결정에 따라 SC제일은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씨티은행과 온도차가 뚜렷하다. 씨티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00억 원)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8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8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89억 원으로 전년 동기(2365억 원)보다 1.0%(24억 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23%와 0.1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0.11%포인트, 0.03%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씨티은행 대비 소매금융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돼 있다. 고액자산가 관리와 신용카드 영업 위주로 운용한 씨티은행과 달리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소매금융을 영위해왔다. 전체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 비중과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각각 75%, 60%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SC제일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나 매각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업환경이 악화됐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SC제일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 상반기 1.18%로 전년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2018년 말(1.45%)과 비교하면 0.2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또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이익공유제처럼 금융당국의 규제와 간섭이 심하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SC제일은행은 29일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전면 중단한다. 이에 따른 이자수익 규모를 전처럼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같은 경영환경에서 SC제일은행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이달 초 명예퇴직(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직위에 따라 만 42∼50세 이상(1979년생 이전), 근속 기간 10년 이상인 직원이다. 특히 올해 명예퇴직 대상에는 1970년대생이 신청 자격에 포함돼 지난해보다 폭이 넓어졌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 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점포 최적화 전략도 진행 중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지점을 통폐합하는 반면 자산관리에 최적화된 점포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다만, 점포 폐쇄를 놓고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해 자가 점포 매각 등은 중지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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