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소비자금융 철수 공식화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매각 불발에 따라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는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들에게는 행내 재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15일 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단순화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사업 출구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1967년 국내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해 씨티은행이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이후 씨티그룹은 다양한 출구전략 방안을 고민해왔다. 당초 한국씨티은행은 7월 중 △전체 매각 △부분 매각 △단계적폐지 방안을 확정 짓겠다고 했으나 일정이 미뤄졌다.
소비자사업부문 매각을 중점적으로 추진했으나 씨티은행 직원의 고임금 구조, 비대면 영업 활성화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 등에 가로 막혔다. 매각 전제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동조합 측과 협의를 이루지 못한영향도 있다.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결국 단계적 폐지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고객과의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만기나 해지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금융 상품과 서비스의 신규 가입은 중단된다. 신규 중단 일자를 포함한 상세 내용은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단계적 폐지 절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진행함에 있어 관련 법규 및 감독당국의 조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자발적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포함한 직원 보호 및 소비자보호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금융파트너로서 씨티는 반세기 이상 한국 경제 및 금융 발전에 기여하고 경제 위기에도 함께 해왔다"며 "씨티에게 한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기업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 시장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은 앞으로 기업금융 부문에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