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완전민영화 초읽기…비은행 강화 숙제 푸나

우리금융지주의 완전민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이르면 이달 중 내부등급법 승인…2조 원가량 추가 출자 여력 확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완전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동안 숙제로 지목됐던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최대 10%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입찰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숏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KT와 호반건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18곳의 투자자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LOI에 매각 물량의 4.8~6.3배에 달하는 인수희망 물량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가 우리금융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오면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0년 만에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민영화를 달성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부문 확충은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30%를 웃도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들과 견주고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현재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빠져있는 증권과 보험 등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증시 호황 효과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그룹의 실적을 견인해왔던 만큼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포트폴리오 확장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역시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가장 시급하고 시너지 효과가 큰 증권 부문을 인수대상 후보로 우선 물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자본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1.33%로, 110~120%대를 보인 다른 금융지주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낮을수록 더 여유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빠르면 이달 내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고 있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이나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리스크 모형과 기준을 적용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2%포인트가량 올라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우리금융이 2조 원 가량의 추가 출자 여력이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장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증권·보험사 등의 M&A(인수합병)는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향후 매물이 나온다면 적극 검토해서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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