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달 내 4개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 '솔솔'
[더팩트|윤정원 기자] 미국 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국내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다만,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비트코인 ETF 출시까지는 장벽이 높아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투자한 기업으로 구성된 ETF의 상장을 승인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볼트 에쿼티(Volt Equity)가 신청한 '볼트 비트코인 레볼루션' ETF 상품이 그 주인공이다. 볼트 비트코인 레볼루션 ETF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11만4001비트코인)의 주식에 25%의 자금을 투자한다. 해당 ETF는 이달 말 뉴욕거래소에 상장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ETF 출시에 대한 관측도 긍정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빠르면 이번 달 내에 4개의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비트코인 ETF에 친화적인 기조로 전향한 데 다른 것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현지 시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을 금지할 생각이 없다. 비트코인 ETF를 해당 부서가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승인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SEC는 현재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30건에 달하는 가상자산 ETF 승인 신청 서류를 심사 중이다. 오는 18일에는 프로셰어, 19일에는 인베스코, 25일에는 반에크, 내달 1일에는 갤럭시디지털이 신청한 ETF에 대한 심사 결과가 나온다. SEC는 지난 2013년부터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에 대해 반복적으로 승인을 거절해왔다. 올해 2·4·6월에 신청 결정을 연기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장 올해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포함한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SEC 기조가 많이 누그러졌음을 의미한다"면서 "불과 1~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제도권으로 편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는 추이다.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되고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온다면 비트코인 ETF의 등장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한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만큼 국내 도입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화폐,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을 논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풀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금융시장은 코인거래소 승인과 관련된 사항이 현안으로 처리되고 있는 과정"이라며 "비트코인 ETF까지 갈 길은 멀다. 하만 테마형 ETF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는 흐름 자체는 긍정적이다. 다양한 법적 제도와 함께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성숙해지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에 연계되는 금융상품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은 주식과 같은 웬만한 위험자산보다도 변동성이 훨씬 높은 편에 속한다"면서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ETF 승인과 관련해 청신호를 줄 것이라는 어떠한 보장도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 70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한때 6600만 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다시 가격을 회복하며 7000만 원대를 등락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07% 오른 7060만3000원에 거래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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