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현대엔지니어링 등 연말 상장 가능성 '솔솔'
[더팩트|윤정원 기자] KB증권이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을 합의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속개하면서 공모총액 1위 자리까지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까지 연내 상장에 가세하면 선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지난 12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당사와 LG전자, GM 3사 간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며 "리콜 조치에 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의를 마무리하면서 2개월여 만에 심사가 재개하는 것이다.
KB증권과 모건스탠리가 상장 대표 주관사로 나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화재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8월 중순 심사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예정대로 올해 내 코스피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리콜 비용 분담률 최종 결정 및 충당금의 재무제표 반영 등 상황이 정리된다면 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60조~100조 원 안팎이다. 100조 원까지 추정되는 근거는 중국 경쟁사 CATL의 기업가치(EV)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0~60배라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에 뒤를 이을 수 있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골드만삭스증권 등이 상장을 주관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달 30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사 제출 절차를 마친 상태다. 통상적으로 상장예심에 소요되는 시간은 영업일 기준 약 45일 정도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은 우량 실적 기업에 대한 기업공개(IPO)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심사 기간을 20일 정도로 줄일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무난하게 예심을 통과한다면 오는 11월경 상장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11월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일정을 최대한 당기면 연내 상장도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을 거쳐 내년 1~2월 코스피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추가 쏠리는 분위기다.
현재 시장에서 점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는 10조 원정도다. 장외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점이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7조1884억 원, 영업이익 2587억 원을 각각 시현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5795억 원, 영업이익은 2103억 원 수준이다.
아울러 증권가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이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O를 통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 89만327주(지분율 11.72%)를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엔진어링의 주요주주는 △현대건설(38.62%) △정의선 회장(11.7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자동차(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68%)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KB증권의 IPO 공모총액은 4조8338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2위다. 1위는 미래에셋증권(8조8332억 원), 3위는 한국투자증권(3조5311억원) 등이다. 4분기에 대어급 상장이 이뤄지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아울러 KB증권에 의하면 올해 1~9월 KB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딥노이드(126억 원) △라온테크(90억 원) △롯데렌탈(1702억 원) △바이젠셀(497억 원) △솔루엠(408억 원) △엘비루셈(252억 원) △와이엠텍(168억 원) △카카오뱅크(1조210억 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1473억 원) △플래티어(198억 원) △현대중공업(1080억 원) 등 총 1조6204억 원 규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에서 올해는 몸집 큰 IPO 상장을 두루 맡으면서 성과를 나타내는 추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확실해지면 1위로 발돋움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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